은행들이 시장 금리 변동에 따라 예금 및 대출금리를 어떻게 할 것인지 다른 은행들의 눈치를 살피고 있다. 이는 올들어 일부 은행들이 정기예금 금리를 소폭 인상한 가운데 시장 실세금리인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도 소폭 상승했기 때문이다. ◆예금 금리 인상 신한은행은 7일부터 정기예금에 대해 영업점장이 재량으로 금리를 결정할 수 있는 범위를 0.5%포인트에서 0.7%포인트로 확대하는 한편 1년짜리 정기예금 금리 범위를 5%에서 5.2%까지로 확대했다. 제일은행의 경우 작년말까지였던 일부 정기예금의 우대금리 적용시한을 이달말로 연장했고 한미.하나.외환은행은 작년 11월부터 정기예금에 대한 금리를 0.2-0.3%포인트 높인 5.2-5.4%로 적용하고 있다. 은행의 이같은 조치는 사실상 금리 인상 효과를 내는 것이며 시장 금리가 오를움직임을 보이는 가운데 비교적 낮은 금리의 예금을 유치해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한것으로 금융계는 보고 있다. ◆대출 금리도 일부 상승 양도성예금증서(CD) 수익률이 작년 9월말 4.43%에서 11월말 4.72%, 작년말 4.86%로 상승하고 있어 이에 연동한 대출금리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제일은행은 주택 담보 대출금리를 작년 12월말 6.42%에서 최근 6.9%로 올렸고하나은행도 지난 7일부터 주택담보대출 3개월 변동금리를 6.6%에서 6.7%로 1%포인트인상했다. 그러나 기업대출 금리중 기준금리나 당좌대출금리, 총액한도대출 금리는 은행들이 작년 11월부터 거의 변동없이 적용하고 있다. 반면 외환은행이나 한미은행은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소폭 인하하는 등 다른 은행과 상반된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다. ◆금리방향, 은행간 눈치작전 은행 평균 예금금리는 작년 6월 5.06%에서 매달 0.3%포인트씩 떨어져 작년 11월4.01%로 4%대 이하로 하락할지 금융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최근 예대금리 반등 움직임은 금리가 바닥을 찍었다는 추정도 가능케한다. 대출 평균금리 역시 작년 5월 7.99%로 7%대에 진입한 이후 매달 0.2%씩 떨어져작년 11월 현재 6.92%까지 떨어졌으며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비중이 높아지면서 경쟁과열로 작년 12월 6.7%대인 것으로 잠정 집계됐지만 향후 추가하락 여부는 미지수다. 금융계는 금년중 경기 회복이 가시화되면서 자금 수요가 증가할 것인 만큼 늦어도 2.4분기부터는 시장금리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작년 하반기부터 채권 금리의 상승 조짐이 나타나자 규모가 적은은행들은 차제에 금리 상승에 대비, 예금 및 대출 금리를 조정한 것이라고 금융계는풀이하고 있다. 반면 비교적 규모가 큰 국민은행은 시장 상황 변동을 어느 정도 견뎌낼 수 있는만큼 예금 금리를 현수준에서 유지하기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분석된다. 금융계 관계자는 "시장 금리가 상승할 것이라는 인식이 확산돼 있고 일부 금리상승 조짐이 나타나는 만큼 은행별 금리 전략이 다를 수 있다"면서 "앞으로 은행들은 규모와 시장 상황을 감안, 상품별로 금리 전략을 보다 다양하게 구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울=연합뉴스) 양태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