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마이크론테크놀로지가 하이닉스의 D램 사업부문을 얼마에 인수할지가 쟁점사항으로 떠오르고 있다. 하이닉스는 영업권과 최근의 D램 가격 상승세를 매각가격에 반영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반해 마이크론은 현금은 한 푼도 투입하지 않겠다는 원칙을 세워 놓고 설비가격마저 최대한 깎아내리겠다는 태세다. 이에 따라 양사간의 견해차를 얼마나 해소하느냐에 협상의 성패가 달려있는 셈이다. 마이크론 관계자들은 이번주 방한해 하이닉스의 반도체부문 전체 혹은 D램 사업부문을 인수하는 방안을 제안할 전망이다. 양측은 D램 사업부문을 분리하는 방안을 선호하고 있다. 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은 각각의 재정자문기관인 살로먼스미스바니와 골드만삭스를 통해 실사를 마쳤으며 이를 토대로 자산가치를 산정하고 있다. 지난해 아더앤더슨이 산정한 하이닉스의 계속가치는 8조3천억원으로 집계됐다. 대부분의 회사 자산과 영업력이 D램 사업에 속해 있는 만큼 이중 상당 부분이 D램 사업부문 몫으로 추정된다. 여기에다 지난해 11월 이후 반도체 가격이 급반등한 점을 감안하면 최근 가치는 더욱 올라갔을 것으로 보인다. 또 세계 D램 업계 3위 업체로 시장의 17.1%(2000년 기준)를 장악하고 있는 영업권을 인정해야 한다는 게 하이닉스측의 주장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정상적인 상황이라면 10조~12조원 수준은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마이크론측 입장은 상당히 보수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대우증권은 마이크론이 일본 도시바의 버지니아 D램 공장을 4억달러에 인수키로 했던 것을 토대로 하이닉스의 D램 라인을 총 58억8천달러(약 7조6천5백억원) 수준으로 평가했다. 마이크론측은 이같은 분석을 토대로 50억달러설이 제기된 데 대해 "너무 많은 금액"이라는 반응을 보였다고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는 최근 보도했다. 김성택 기자 idnt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