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멘트업계가 산업폐기물을 원료와 연료로 재활용해 원가절감은 물론 수익성 향상과 환경오염 방지에 큰 효과를 거두고 있다. 시멘트업계는 산업폐기물 재활용이 향후 업체간 경쟁력 차별화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고 앞다퉈 관련설비투자에 나서고 있다. 쌍용양회는 폐타이어를 연료로 사용해 지난해 1백40억원의 비용을 절감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또 올해는 하수슬러지를 시멘트 원료로 쓸 수 있는 설비를 갖춰 연간 70억원의 원료비를 줄일 계획이다. 이 회사 김종대 환경자원사업팀 차장은 "폐플라스틱 폐고무 폐윤활유 폐비닐 등도 대체연료로 사용할 예정"이라며 "오는 2003년에는 약 2백50억원의 비용절감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동양메이저는 지난해 10월 삼척공장 2개 소석로에 산업폐기물 재활용시설을 갖추고 가동에 들어갔다. 이 회사는 지난해 동해화력발전소에서 폐기되던 석탄재 35만?을 시멘트 원료로 사용해 28억원의 비용절감 효과를 거두기도 했다. 아세아시멘트는 최근 50억원을 투자해 국내 업계 처음으로 종합적인 폐기물 처리시설을 갖추고 연간 4만3천t의 가연성 폐기물을 연료로 쓰고 있다. 이 회사는 올해 말까지 30억원을 투입해 연간 10만t 이상의 폐기물을 대체연료로 사용함으로써 연간 80억원 이상의 비용을 절감할 계획이다. 이밖에 성신양회는 석탄재 등을 연료로 사용해 연간 1백20억원을 줄이고 있으며 한일시멘트는 지난해 석탄재 정수슬러지 등 10만2천t,폐타이어 정제유 2만8천t을 연료 및 원료로 사용했다. 시멘트업체들이 산업폐기물을 연료 및 원료로 사용하는 것은 가격이 저렴한 데다 소석로가 오염물질의 배출을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시멘트 연료인 유연탄은 가격이 t당 5만∼6만원이지만 산업폐기물은 비용이 거의 들지 않는다. 또 소석로는 내부 온도가 섭씨 1천4백50도의 고온인 데다 1년 3백65일 계속 가동되기 때문에 폐기물을 완전 소각할 수 있다. 폐기물 소각로는 내부 온도가 섭씨 1천2백도여서 완전연소가 되지 않는 데다 소각 후 가동을 중단하기 때문에 열이 식는 과정에서 다이옥신 등 유독가스가 발생하는 문제가 있다. 동양메이저 장인덕 생산기획팀 차장은 "시멘트 소석로는 가장 우수한 폐기물 처리시설"이라며 "시멘트 원료인 석회석도 유독물질을 중화시키는 역할을 해 유해가스가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폐기물 매립 비용이 비싼 외국의 경우에는 시멘트업체가 폐기물 수거업체로부터 돈을 받고 폐자원을 사용하고 있다. 일본 태평양시멘트의 경우 폐자원 t당 3천∼5천엔을 받고 있으며 처리비 수입만 연간 60억엔에 달한다. 그러나 국내의 경우 시멘트업체들이 폐자원을 돈을 주고 사고 있으나 이마저 공급부족으로 애를 먹고 있다. 시멘트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 매년 발생하는 산업폐기물 8천6백만t 중 시멘트업체에서 처리하는 비율은 10% 정도에 불과하다"며 "정부가 폐기물을 매립하기보다는 재활용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태웅 기자 red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