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시장에 '하이닉스반도체 변수'가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하이닉스가 미국 마이크론테크놀로지에 D램 사업을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하면서 D램 시장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D램 업계 구도가 재편되면 업계의 과당경쟁이 해소되고 자연스럽게 공급 조절도 이뤄질 것이란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하이닉스반도체는 D램 사업부문을 마이크론에 매각하고 그 대가로 마이크론의 주식을 넘겨받는 방안을 협상중이다. 매각대상 사업에는 설비 등 각종 자산과 인력 부채 등이 포함된다. 이렇게 되면 하이닉스는 S램 플래시메모리 등을 포함한 비메모리 업체로 변신하게 된다. D램을 제외할 경우 하이닉스는 비메모리 표준제품 생산이 약 40%, 비메모리 파운드리(수탁가공생산)가 40%, S램 플래시메모리 등이 약 20% 수준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외형은 매출이 1조원 수준에 불과한 중견업체로 바뀐다. 대신 하이닉스는 부채가 줄고 마이크론의 주식을 보유, 재무구조가 크게 개선된다. 또 마이크론이 하이닉스의 지분 약 19%를 보유, 전략적 제휴관계를 유지하게 된다. 하이닉스 구조조정특별위원회는 조만간 마이크론의 공식 제안서가 올 것으로 보고 이달중 MOU(양해각서) 체결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박종섭 하이닉스반도체 사장은 "양측의 조건이 맞는다면 1월중 양해각서 체결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최근 D램 가격이 오르면서 하이닉스의 독자생존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견해도 나오고 있다. 현대증권의 우동제 애널리스트는 "D램가격 회복과 채무 조정에 힘입어 하이닉스의 독자생존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하이닉스는 '현재 마이크론과 협상을 벌이고 있는 과정에서 그같은 얘기를 꺼내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입장이다. 또 많은 전문가들도 D램 가격이 단기간에 폭발적으로 상승하지 않는 한 이는 실현되기 어려운 얘기로 보고 있다. 김성택 기자 idnt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