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인 '유로화 실생활 통용'이 시작된 새해 첫날 유럽 12국가의 유로화 전환 작업은 비교적 순조롭게 진행됐다. 1일 0시부터 유로랜드의 현금자동지급기(ATM)들은 일제히 유로화를 쏟아냈고 소매점과 식당 카페들은 거스름돈을 유로화로 나눠주기 시작했다. 유럽중앙은행(ECB) 대변인은 "지금까지는 특별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다"며 "모든 보고가 긍정적"이라고 첫날 상황을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약 2주일동안이 유로화 공식 통용의 초기 성공여부를 가름하는 기간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순조로운 전환을 반영하듯 유로화는 2일 런던시장에서 전날(개장일 기준으로 지난해 31일)보가 1.85% 오른 유로당 0.90달러에 거래됐다. 하루 상승폭으로는 9개월만에 가장 큰것. 엔화에 대해서는 유로화 가치가 2.2% 뛰어 99년8월이후 최고수준인 유로당 119.65엔에 거래가 형성됐다. '유로시민'들의 뜨거운 관심= 1일 각 은행의 현금지급기 앞에는 유로지폐와 동전을 만져보고 싶은 유럽인들로 장사진을 이뤘다. 현금인출기 운영업체 뱅크시스는 이날 각은행 현금지급기의 인출횟수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날 밤 12시 직후 유로화 현금인출은 분당 최대 6백회에 달해 지난해 같은 기간 분당 최대 1백회와 비교할 때 엄청난 증가세를 보였다. 이날 브뤼셀 시민들과 함께 줄을 선 디디어 레이더스 벨기에 재무장관은 "1백50유로를 교환했다"며 "새로운 화폐에 긍지를 느낀다"고 말했다. 일부에서 혼란 발생= 이날 큰 사고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곳곳에서 유로화 교환에 따른 혼란이 발생했다. 프랑스 파리의 한 레스토랑에서는 고객들이 유로화로 지불하려했으나 프랑화 전용 현금지급기를 운영하는 주인이 이를 거부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프랑스 남부와 스페인을 잇는 A9 자동차 도로상에서는 유로화에 익숙하지않은 톨게이트 직원들이 거스름돈을 유로화로 내주는 데 시간이 걸리면서 교통체증 구간이 최고 5km에 이르는 등 극심한 교통혼잡이 빚어졌다. 은행 파업으로 차질 우려= 이탈리아 중앙은행 직원들이 2일 근로조건 개선 임금인상 등을 요구하며 파업에 들어갔으나 유로화 전환작업에 큰 차질은 빚어지지 않았다. 그러나 프랑스 은행노조들도 임금인상과 인력정책 개선, 고용 안정 등을 내걸고 3일 시한부 파업을 벌이기로 해 유로화 통용제 적지 않은 영향을 줄 전망이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