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정부는 27일 엔저로 인해 아시아경제가 불안해지고 있다며 일본정부에 이를 막기 위한 조치를 취하라고 강력하게 촉구했다. 이에 대해 일본정부는 고이즈미 총리까지 나서서 엔화가치 하락을 반전시킬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중국 외교부 장치웨 대변인은 이날 "전세계 국가들이 최근 엔화 동향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며 "아시아 경제대국으로서 일본은 아시아 경제를 안정시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엔저 현상에 대해 중국정부가 공식 논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중국은 그동안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 등을 통해 일본정부의 엔 약세 정책은 무책임한 행위이며 엔 약세가 지속되면 아시아지역에 통화 평가절하 경쟁이 벌어질 수 있다고 경고해 왔다. 중국 한국 등 아시아국가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본정부는 엔화가치 하락을 용인하는 입장의 기존 발언을 되풀이했다. 고이즈미 총리는 이날 "환율은 시장에 맡겨 놓으면 된다"며 "이에 대해 과잉반응할 필요가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다케나카 헤이조 경제재정담당상도 "일본의 경제 기초여건을 고려할 때 엔 약세는 자연스러운 결과"라고 말했다. 또 일본의 대표적인 엔저 반대론자였던 하야미 마사루 일본은행(BOJ) 총재도 일본정부의 엔 약세 유도정책에 대해 방관하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후지선물의 수석전략가 존 베일은 "예전에는 환율정책에 대해 일본 내에서 의견이 엇갈렸지만 최근에는 경제회생을 위해 엔저로 갈 수밖에 없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뉴욕 외환시장에서 엔화가치는 장중 한때 달러당 1백32.08엔을 기록, 38개월 만에 최저치까지 떨어졌으나 28일 도쿄시장에서는 1백31엔 초반대로 소폭 회복했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