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반도체는 미국 마이크론테크놀로지와의 제휴협상에 주력하면서 다른 한편으로 제3의 업체와도 접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마이크론과의 협상에서 유리한 위치를 확보하고 동시에 협상 결렬이라는 최악의 상황에 대비키 위한 양수겸장의 전략으로 풀이된다. 반도체업계는 제3의 업체로 일본 도시바와의 협상 결렬을 선언한 독일의 인피니언을 꼽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박종섭 하이닉스 사장은 지난주 후반 마이크론과의 2차 협상을 마친 뒤 미국을 떠났다는 현지의 전자전문 인터넷신문 EBN의 보도와 달리 이날 오후에야 귀국했다. 마이크론과의 협상 이후 미국에서 제3의 D램업체 관계자들과 만나느라 귀국이 늦어진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하이닉스 구조조정특별위원회의 고위관계자도 "박 사장이 마이크론과의 협상 이외에 별도의 건을 추진하기 위해 미국에 남아 있었다"고 확인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마이크론과의 협상이 깨진다면 하이닉스로서는 현재 고립상태에 있는 세계 D램 업계 4위 인피니언과의 제휴를 추진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박 사장은 이 회사 관계자들과 접촉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한편 박 사장은 귀국 직후 "마이크론과 협상을 지속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며 "내년 1월께 구체적인 조건이 담긴 MOU(양해각서)를 교환할 수 있도록 실무적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제휴는 산업적인 측면을 고려한 형태로 이루어져야 한다는데 의견접근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말해 마이크론이 하이닉스의 자산을 인수하는 방식보다는 지분 맞교환이 유력함을 시사했다. 그는 그러나 제3의 업체와 접촉했는지에 대해선 답변을 거부했다. 김성택.차병석 기자 idnt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