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태 국민은행장(54)처럼 올 한해 세인의 관심을 끌어모은 최고경영자(CEO)도 없었다. 지난 11월 출범한 국내 최대 은행인 통합 국민은행장이 되기 전에도 그는 연봉 1원짜리 행장으로 유명했었다. 그런 그가 통합국민은행장으로서 연봉 1백만달러(약 12억원)를 제시했다가 당국의 제재로 8억4천만원으로 깎이자 스스로 2억4천만원을 추가로 감액, 연봉 6억원만 받는 '오기'를 보였다. 국내 최대 은행 CEO로서의 대우를 제대로 해달라는 무언의 시위이기도 했다. 김 행장에게 쏠렸던 뭇 시선은 사실 앞으로의 기대감 때문이다. 합병은행 출범 이후 김 행장이 만난 직원만 6천명이 넘는다. 그는 매일 일선직원에게 자신의 경영의지를 직접 알리기 위해 강행군을 거듭하고 있다. 하이닉스반도체 추가지원에 반대해 해외투자자들에게는 '주주 중시의 원칙'을 지키는 줏대 있는 은행장으로 평가받기도 했다. 미국 경제잡지인 포브스글로벌 신년호의 표지인물로 김 행장이 선정된 것도 이때문이다. 하지만 그의 개혁성은 기존 권위에 대한 도전으로 비쳐져 주변으로부터 비판대상이 된 것도 사실이다. 그가 내년에 어떤 행보를 펼칠지 금융계는 벌써 긴장과 호기심을 가지고 지켜보고 있다. 김준현 기자 kim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