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제에 갑자기 냉기가 돌고 있다. 내년의 회복 기대감에 부풀어 있는 세계경제에 악재들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회복전망이 상당히 흐려졌다. 끝내 위기탈출에 실패한 아르헨티나 경제는 신흥시장을 불안하게 만들고,엔약세는 아시아금융시장을 흔들고 있다. 미국의 경기부양책 불발은 미증시를 실망시키면서 세계주가를 끌어내리고 있다. ------------------------------------------------------------------------------ 미국의 경기부양 대책이 일단 무산됨에 따라 미국 경기회복 속도가 다소 약해지면서 고(高)실업이 장기화될 공산이 커졌다. 그러나 내년 상반기말께부터 회복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기조적인 경기흐름에는 별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으로 분석됐다. 웰스파고 은행의 한국계 수석 부행장인 손성원씨는 "경기부양대책이 물건너갔다고 해서 세상이 끝났다고 할수 없다"고 전제하고 "그러나 부정적인 면이 없는게 아니다"고 평가했다. CSFB은행의 닐 로스 이코노미스트는 "내년 미국경제성장률 전망치는 기관마다 다르지만 이번에 부양대책이 무산됨에 따라 소폭 하향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월가의 분석가들은 경기부양대책이 없을 경우 당초 예상보다 경제성장률이 0.25∼0.5%포인트 정도 낮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들은 특히 9백억∼1천억달러 규모의 경기부양 대책이 예정대로 실행된다면 30만개 정도의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될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자료를 인용,대책이 물건너감에 따라 고실업상태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의 실업률은 지난 11월 5.7%로 높아졌지만 경기부양 대책이 없는 상태에서 미국 기업들의 구조조정이 계속될 경우 추가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러나 증시및 외환시장에는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날 뉴욕증시도 경기부양 대책 무산 소식 자체에는 뚜렷한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의 데이비스 위스 이코노미스트는 "경기부양 대책은 경기침체가 심화되거나 장기화되는 것을 막을수 있는 보험장치같은 성격이었다"며 "보험장치가 없다고 해서 미국 경기가 기조적으로 회복되는 데는 별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워싱턴=고광철 특파원 gw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