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PC업계의 선두주자인 휴렛팩커드(HP)와 컴팩간 합병노력이 HP가문의 반발로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는 가운데 컴팩의 공동설립자가 합병에 대한 지지발언을 해 관심을 끌고 있다. 17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조셉 캐니언 컴팩 공동설립자 겸 전 최고경영책임자(CEO)는 마이클 캐펠라스 컴팩 현CEO의 지지요청에도 불구하고 지켜온 오랜기간의 침묵을 깨고 최근 이번 합병에 대해 공식적으로 지지입장을 표명했다. 캐니언 전 CEO는 WSJ과의 인터뷰에서 "기본적으로 양사는 통합할 경우 제품간 중복문제를 해결함으로써 더 강력한 회사로 거듭날 수 있는 가능성을 갖고 있다"고 밝혀 HP 가문이 밝힌 통합에 대한 비판의견을 반박했다. HP의 공동 창업자인 고 윌리엄 휴렛의 장남으로 이 회사의 대주주인 월터 휴렛은 합병이 강행될 경우 HP의 프린트 사업에 특히 부정적인 영향이 미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캐니언은 "PC시장이 강할 때는 다른 식의 접근이 가능할 수도 있다"며 "그러나 시장이 지금과 같이 나쁜 상황이라면 어떤 움직임을 보임으로써 체질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캐니언의 이같은 발언이 HP가문의 반대입장을 변경시킬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의견이 대부분인 것으로 보인다. HP와 컴퍅의 지분을 보두 보유하고 있는 데이비드 뱁슨의 빈센트 무스콜리노 자금담당책임자는 "캐니언의 발언이 주주들에게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며 "패커드재단이나 대주주인 월터 패커드를 흔들어 놓지도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텍사스 인스트루먼트(TI)의 엔지니어출신인 캐니언은 지난 82년 컴팩을 공동설립한후 한때 CEO로 제직했으나 아시아 PC업체들과의 경쟁으로 수익성이 크게 떨어지자 지난 91년 일선에서 물러났었다. (서울=연합뉴스) 이승관기자 huma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