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국민들은 외국계 기업에 대해 대체로 호감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제품을 선택할 때는 국산을 선호하고 경제 기여도 측면에서도 국내 기업을 높게 평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12일 한국외국기업협회가 '제1회 외국기업의 날(18일)' 행사를 앞두고 리서치 전문기관인 ORC코리아에 의뢰해 성인 1천명을 상대로 실시한 '국내 진출 외국기업에 대한 국민의식 여론조사'에 따르면 설문 응답자들의 62%가 외국 기업에 대해 매우(4%)또는 약간(58%) 선호한다고 응답했다. 또 외국기업의 국가경제에 대한 기여에 대해서는 70%가 매우(7%) 또는 약간(63%) 그렇다고 답했다. 외국기업에 대한 이러한 긍정적인 평가는 나이가 젊을수록 고학력일수록 대도시 거주자일수록 그리고 외국기업에 근무한 경험자일수록 높게 나타났다. 외국기업이 국내경제에 기여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고용창출(28.9%) 품질및 서비스 등 산업 경쟁력 강화(25.6%) 외국자본 국내 유입(13.3%) 선진기술 도입을 통한 기술 향상(13.0%) 등을 꼽았다. 기여하지 않는다는 응답자들은 국내 자본 유출(37.7%)과 일부 외국기업의 이윤추구집착(26.8%)을 주로 들었다. 응답자들은 또 국내 기업에 비해 외국기업들이 탄탄한 재무구조(87.3%) 기술경쟁력(79.7%) 합리적 경영기반(73.8%)을 갖췄다고 응답했다. 하지만 가장 선호하는 기업에 대해서는 중소기업 대기업 외국기업 순으로 나타나 외국기업의 긍정적인 측면을 인정하면서도 심정적으로는 수용하기 어려운 면을 보였다. 상품을 구입할 때도 품질을 따져보겠다(54.9%)에 이어 국산을 사겠다는 응답(43.2%)이 외국기업 제품을 사겠다는 응답(1.9%)보다 훨신 많아 국산에 대한 애착이 여전히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기업하면 연상되는 회사로는 맥도날드 까르푸 암웨이 씨티은행 IBM 르노 소니 등 순으로 응답율이 높았다. 우리 경제의 글로벌화 수준에 대해서는 충분히 또는 약간 됐다는 응답이 41.6%로 절반에 못미쳤고 별로 또는 전혀 안됐다는 응답이 58.1%에 달했다. 우리 기업과 외국계 기업에 대한 정부의 지원 수준에 대해서는 우리 기업을 외국계 기업보다 더 많이 지원하는 것 같다는 응답이 61.0%로 많이 나왔다. 취업과 관련해서는 순수 국내 기업보다 외국계 기업을 선호한다는 응답이 52.6%로 국내 기업 선호(24.1%)보다 훨씬 높게 나왔다. 외국기업협회 관계자는 "국민들이 외국기업의 긍정적인 측면을 인정하면서도 심정적으로 반감이 다소 남아 있는 것 같다"며 이번 분석 자료를 정부와 외국기업에 제공해 정책이나 마케팅 전략수립에 활용토록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지영 기자 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