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블(거품) 경계론이 조심스레 고개를 들고 있다. 최근의 경기호조가 내수와 자산시장에서의 반짝경기로 흐를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의 경기부양 정책에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 고개드는 버블 경계론 =버블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 것은 지난 6일 종합주가지수가 1년4개월만에 700선을 넘어서는 등 연일 상승세인데다 12월초 서울지역 아파트 청약에 무려 11만명의 청약자가 몰려들면서 부터. 버블 경계론자들은 수출과 설비투자가 부진한 상황에서 부동산과 증시가 활황세인 것은 부진한 구조조정을 더욱 지연시켜 경제체질 강화에 부담을 줄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한화경제연구원은 이와 관련, 최근 내놓은 '2002년 경제전망과 과제' 보고서를 통해 설비투자 부양을 목적으로 지나치게 돈을 풀면 부동산이나 소비부문에서 국지적인 거품을 만들어낼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경제연구원도 정부의 금리 인하 및 재정 확대 정책은 소비 진작 외에 기업의 투자 증가로는 직접 연결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이필상 고려대 교수는 "최근의 주가 상승은 외국인 매수세가 급증한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며 "자칫 외국인들이 일제히 주식시장에서 빠지면 경제 전반이 큰 타격을 입을 수 있을 것으로 염려된다"고 말했다. ◇ 버블 우려는 공연할 걱정일 뿐 =정부는 최근의 주가 상승은 우리 경제에 대한 대외신뢰도가 향상된데 따른 것일 뿐 버블과는 연관이 없다는 입장이다. 지난 3분기 성장률이 아시아 주요국 가운데 유일하게 플러스(1.8%)를 나타낸 데다 국가신용등급이 상향 조정되면서 한국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의 신뢰가 높아진데 따른 자연스런 현상이라는 지적이다. 부동산 분양시장의 과열도 일부 지역의 특수한 상황으로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한국개발연구원(KDI) 등 국책 연구기관들도 최근 진념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과 가진 간담회에서 "내년 상반기까지는 확실한 경기 부양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는 건의를 내놨다. 박병원 재경부 경제정책국장은 "경제 회복을 얘기할 수 있으려면 무엇보다 수출과 설비투자가 살아나야 하지만 이들 지표는 아직 마이너스"라며 "현 시점에서 버블을 얘기하는 것은 지나치게 성급하다"고 말했다. 그는 "부동산 부양시장의 일부 과열 양상은 행정지도를 통해 조절하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수언 기자 soo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