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부터 열리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철강회의를 앞두고 주요 철강 생산국간의 `눈치작전'이 갈수록 치열해 지고 있다. 6일 산업자원부 등 관계부처에 따르면 OECD는 파리에서 17~18일 열리는 고위급철강회의에 앞서 지난달 30일까지 국가별 철강 생산설비 감축안을 내놓도록 했으나마감일까지 한 나라도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OECD는 이번 주말까지로 제출기한을 1주일 연장했으나 이번에도 마감에 맞춰 내는 국가가 나오지 않을 가능성이 높고 심지어는 서로 눈치를 보다가 회의개최 직전에 제출하는 상황도 벌어질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이는 감축안을 먼저 제출하면 자신들의 `복안'이 노출되면서 철강협상이 시작되기 전부터 불리해질 것이라는 계산이 깔려 있기 때문이다. OECD 철강위원회에는 주요국에서 직원들이 파견나와 있는 만큼 감축안을 제출하는 동시에 제출국의 속내를 다른 경쟁국에 공표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것. 이 때문에 지난 6월 OECD 철강회의 개최를 제안한 미국은 물론이고 유럽연합(EU),일본, 한국 등은 경쟁국의 감축계획을 사전에 감지하려고 `안테나'를 높이 세우고 첩보전을 펼치고 있다. 실제 미국은 지난달말 일본과 한국, 중국, 유럽연합을 돌며 양자협의를 갖고 상대방의 속셈을 알아보려는 공식적인 `탐색전'을 벌였고 우리도 미국은 물론 유럽연합과의 접촉을 통해 정보교환을 한 바 있다. 이밖에도 외교경로는 물론 비공식 채널까지 총동원해 상대방 감축 관련 정보를캐내는데도 적지 않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전문가들은 업계에서 떠돌고 있는 감축관련 정보도 상대방을 압박하기 위한 의도나 떠보기 위한 목적을 가진 경우가 적지 않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실제 미국은 지난 28일 우리와의 양자협의에서 20%(2천200만t)를 감축중이라는정보를 흘렸지만 계산방법 등 기준이 명확하지 않아 이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는어려운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일본도 지난달 미.일 양자협의에서 생산을 10% 줄이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처럼보도된데 이어 최근에는 5년안에 조강능력을 7% 감축한다는 기사가 나오는 등 업계를 헷갈리게 만들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