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수출 파고를 헤친다" 미국 경기침체와 세계경제 전망 불투명 등으로 우리 수출산업이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수출을 이끌고 있는 기업들은 고부가가치 제품과 차별화된 전략으로 위기를 극복해 나갈 계획이다. 이에 따라 세계적인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은 기업의 사활이 걸린 과제로 떠올랐다. 국내 기업들은 적정생산 체제 구축을 비롯해 중국 중남미 중동 등 이른바 "3중 시장"에 대한 공략 강화,통상마찰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 등을 통해 내년 수출 파고를 헤쳐나간다는 전략이다. 주요 기업들의 내년도 수출 및 경영전략을 소개한다. ------------------------------------------------------------------------------ (주)코오롱은 화섬업체들이 공급과잉으로 최근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도 일찍부터 구조조정을 추진,지난 75년 거래소 상장 이후 26년간 지속적인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올해도 경상이익은 3백50억원,당기순이익은 2백4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수출 규모는 9천5백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이며 내년에는 1조원을 무난히 돌파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코오롱은 지금까지 선진시장을 겨냥, 제품을 개발하는데 주력해왔다. 대표적인 것이 "로젤"(ROJEL)과 나일론 필름,해도(海島)형 장섬유 초극세사 등이다. 이들 품목은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해도형 초극세사는 머리카락만한 원사를 1백분의 1로 쪼개 특수가공 처리한 실.일반 면소재보다 오염제거 및 수분흡수 능력이 3배 이상 뛰어난데다 질기고 수명도 길어 환경친화형 섬유로 평가받고 있다. 코오롱은 지난 98년 세계 최초로 해도형 장섬유 초극세사를 경편(經編)용으로 상품화시킨 "로젤(ROJEL)"이라는 브랜드를 자체 개발했다. 로젤은 세계 경편 스웨이드(인조가죽) 시장에서 60%를 차지하고 있다. 국내 시장 점유율은 무려 90%에 달한다. 경편 스웨이드 제품 자체를 "로젤"이라고 부를 정도로 인지도가 높다. 지난해 수출은 국내 수요업체에서 가공해 판 간접물량까지 포함해 3천2백60만달러에 달했다. 코오롱 관계자는 "현재 국내 일부업체와 대만 기업들이 로젤과 유사한 제품을 생산하고 있으나 품질 및 가격경쟁력에서 커다란 격차가 난다"고 말했다. 나일론 필름 분야에서도 코오롱은 확실한 위치를 확보했다. 코오롱은 자체적으로 원료에서부터 합성단계를 거쳐 필름 제조에 이르기까지 최신 기술을 확보,지금까지 외국제품 모방에 그쳤던 수준을 달피해 국내 기술을 한차원 높였다. 현재 코오롱은 나일론 필름에서 국내 45%,세계 18%의 시장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초극세사와 나일론필름 분야에서 이처럼 세계 선두권에 올라설 수 있었던 것은 꾸준한 연구개발 덕분이라고 회사측은 설명한다. 코오롱은 매년 연구개발에 매출액의 5% 정도인 4백억~5백억원을 투자한다. 동종업체들의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투자 비율 2~3%를 크게 웃돈다. 코오롱은 초극세사를 포함해 기존 원사에 비해 3배 이상의 수익성이 보장되는 차별화 원사를 집중 개발,전체 제품의 절반 이상을 차별화 원사로 대체할 계획이다. 향후 첨단 생활소재 및 고부가 정밀화학 부문에도 투자를 대폭 늘려 한국의 대표적 화섬기업의 자리를 유지하는 한편 세계적 기업인 듀퐁을 따라잡는다는 목표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