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용도 돈입니다" 예일무용그룹은 무용을 '재료'로 철저하게 수익을 추구하는 주식회사다. 무용업종 벤처기업으로 볼 수도 있다. 이 '무용 주식회사'를 이끄는 이영미 대표(30)는 무용도 사업이며 돈을 벌 수 있는 수단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무용 제작과 기획을 주력사업으로 삼고 있는 예일무용그룹은 올 7월에 설립됐다. 예일무용그룹은 정부에서 주최하는 전시회나 국제 행사를 겨냥하고 있다. 이 신생 기업이 장점으로 내세우는 것은 발레 창작무용 재즈 한국무용 등 40여가지에 이르는 '사업영역'을 골고루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그만큼 정부 등 국제행사 주최측의 다양한 요구에 부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 15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한.일 수퍼엑스포 2001'에서 예일무용그룹은 작품을 선보였다. 벤처기업으로서 처음으로 실험무대에 올랐다. 부채춤과 화관무 등 전통무용 2편과 창작무용 한편을 공연했다. 한국무용에 대한 일본 관객들의 호응이 기대 이상이었다는 평가를 받는 등 예일무용그룹은 순풍을 탔다. 이 대표는 이화여대에서 현대무용을 전공한 뒤 지난 99년부터 한신대에서 강의하고 있다. 어렸을 때부터 무용을 해와 당연히 무용에 대한 애정은 남다르다. 그에 따르면 비슷한 열정을 지녔던 친구들 대부분이 결혼과 동시에 무용을 접고 무용과는 전혀 무관한 삶을 사는 것이 안타까웠다고. "중.고등학교 시절 레슨비에 쏟아 넣은 돈이 아까워서라도 무용수들에게 무대를 제공하고 이를 아이템으로 사업화하는게 필요합니다" 그는 이화여대 동문 8명과 의기투합해 예일무용그룹을 세웠다. 창업 파트너들은 모두 10여년 동안 무대에서 현장 경험을 쌓은 무용 전문가들이다. 모두들 안무팀장직을 맡아 각자 무용을 기획하고 프리랜서로 활동하고 있는 무용수들을 연결해 작품을 만든다. 이 대표는 무용과 관련된 인력풀을 적극 활용할 생각이다. "전국 53개 대학의 무용과에서 공부하고 있는 학생들은 물론이고 기혼 여성 무용수들에게도 무대에 다시 설 수 있는 기회를 줄 것입니다" 이 대표는 무용 인력풀 네트워크를 구성하면서 동시에 신생 벤처기업의 공통된 숙제인 자금 유치에도 동분서주하고 있다. 그는 "문화사업에 대한 벤처자금의 투자가 확대되고 있다고 하지만 영화 등 특정 분야에 자금이 편중돼 자금 유치 상담에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무용가인 이 대표는 요즘 경영학에 빠져 있다. 내년에 열리는 월드컵과 관련된 보다 많은 프로젝트를 따내기 위해 경영지식이 많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무용과 사업이라는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두 재료가 혼합된 이 대표의 '실험 벤처'가 성공을 거둘수 있을지 두고볼 일이다. (02)3216-9699 김미리 기자 mi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