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제의 지속적인 악화로 아시아와 중남미 신흥시장국의 채무 상황이 더 나빠질 것이라고 국제경제전문 분석기관인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이 전망했다. EIU는 지난 주말 낸 보고서에서 세계 경제가 내년에도 침체에서 헤어나기 힘들 것으로 보임에 따라 채무 부담이 과중한 나라들이 디폴트(채무불이행)를 피하기 위해 채무 구조조정에 더 박차를 가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보고서는 "신흥시장국의 단기적인 채무 조정이 더 이뤄질 것"이라면서 "아시아와 중남미의 과다채무 기업들이 어려운 상황에서 채무 구조조정을 회피하기 어려울것"이라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아르헨티나의 경우 "중기적으로 공공 채무를 더 구조조정해야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터키와 인도네시아 역시 기존 프로그램 말고도 2002-2003년중 채무추가 구조조정이 필요할 것 같다"고 내다봤다. 인도네시아는 서방 채권단인 '파리클럽'에 채무의 일부를 무상 차관으로 전환시켜 주도록 요청할 계획이다. EIU는 이어 "아르헨이 이달초 1천400억달러에 달하는 공공 채무 가운데 근 950억달러를 구조조정할 방침임을 공표한 것이 예외적이나마 선례가 될 것"이라면서 "이를 계기로 다른 신흥국들도 채무 구조조정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보고서는 우크라이나, 파키스탄, 나이지리아, 에콰도르 및 인도네시아를 비롯한 21개국이 지난해 파리클럽과 채무 구조조정을 협의했다면서 이것이 지난 89년의 중남미 외채위기 이후 가장 많은 국가들이 포함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싱가포르 AFP=연합뉴스) jks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