헨리 키신저 < 전 美국무장관 > 9.11 테러는 대단한 비극이지만 동시에 상당한 기회를 국제사회에 제공하고 있다. 그동안 미사일방어체제(MD) 문제 등 러시아와 서방사이에 냉전시대의 잔재가 있었고 국제정세 안정에 대한 견해 차이가 존재했다. 미국내에서는 중국과의 관계에 대한 논란이 있었다. 예를 들어 중국을 협력 파트너로 볼 것이냐 옛 소련을 대체하는 세력으로 볼 것이냐하는 문제였다. 그러나 9.11 이후 모든 것이 바뀌었다. 이런 논란이 없어진 것은 물론 미국은 더 이상 원하는 대로 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질 수 없게 됐다. 테러를 반대하는 연대가 등장했는데 이 연대의 목적은 테러리스트들을 국가의 지원으로부터 고립시켜 테러를 계획하거나 실행할 수 없도록 만드는 것이다. 지금 세계는 탈냉전시대의 새로운 연합전선을 구축하고 있으며 미국과 러시아, 미국과 중국간의 새로운 인식을 토대로 50년만에 국제질서를 재편할 기회를 맞았다. 테러에 대한 공조가 이뤄지는 이런 기조라면 한반도의 향후 전망도 비교적 안정적일 것으로 생각한다. 이와함께 빈부격차는 반세계화세력에 힘을 실어주는 결과가 되기 때문에 반드시 해결해야한다고 본다. 테오 좀머 독일 차이트(ZEIT)지 발행인=9.11테러는 우리들의 세계 인식을 바꿨을 뿐이며 세계 그 자체가 바뀐 것은 아니다. 인식의 변화는 특히 미국에서 두드러졌다. 미국이 직접 외부 공격을 받을 수 있고 전세계의 광범위한 군사기지도 효과가 없다는 것을 느끼게 했다. 미국은 이제 다른 국가들과 같은 운명에 처해있다고 보는 것이 맞을 것이다. 테러에 대한 국제연대는 각국의 목적을 추구하기 위한 것이지 가치에 의한 것이 아니다. 테러를 유발한 것으로 보이는 빈부격차 문제 역시 해결돼야 한다. 마셜플랜을 다시 만들어 전세계 GNP의 0.8%를 개발기금으로 조성해 빈국을 지원하는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