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을 활용한 중소기업들의 판로 개척에 비상이 걸렸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그동안 중소기업들의 상품 홍보 및 판로 개척에 효자 노릇을 해왔던 여의도 중소기업종합전시장과 코엑스 등이 월드컵이 열리는 내년에 문을 닫거나 전시 면적이 대폭 축소된다. 이에 따라 오는 12월부터 월드컵이 끝나는 내년 7월까지 각종 전시회가 취소되거나 축소돼 국내 기업들은 월드컵 특수를 누리지 못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연간 50여회 이상의 각종 전시회가 열리고 있는 여의도 중소기업종합전시장은 올 연말까지만 운영될 처지에 놓여 있다. 서울시가 내년에 민자 또는 외자를 유치해 초현대식 호텔을 신축하겠다는 계획을 수립해 놓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금융 메카인 여의도의 위상을 다지기 위해 국제 규모의 회의실을 갖춘 호텔이 필요해 개발한다는 입장이다. 부지 8천평에 전시 공간이 2천8백평인 이 전시장은 지난 96년 8월부터 기협중앙회가 서울시로부터 임차 운영해 오고 있다. 기협중앙회 관계자는 "내년도 전시회 접수를 받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코엑스는 월드컵 기간에 전시 면적의 70%가 국제미디어센터(IMC)로 이용된다. 이 기간 중 대서양홀 등 3개 전시관은 오는 12월부터 월드컵이 끝나는 내년 7월까지 미디어센터로 사용되고 태평양홀만 전시관으로 활용된다. 이에 따라 매년 1백50회 이상 코엑스에서 열리는 각종 전시회가 내년엔 90여회로 줄어든다. 각 전시회도 기간이 단축될 전망이다. 내년에 서울에서 정상 가동되는 전시장은 학여울 서울무역전시장 한 곳뿐이다. 그러나 이곳은 조립식 가건물인데다 회의실 세미나실 편의시설 통역시스템 등이 갖춰져 있지 않다. 한 중소기업 관계자는 "월드컵 특수를 노리지 못할 경우 월드컵이 외국 상품의 국내시장 장악을 가속화할 수 있다"며 "국내 기업의 상품을 전시할 수 있는 공간 확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계주 기자 lee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