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반도체를 미국의 마이크론, 독일의 인피니언 등과 같은 세계적인 반도체업체와 합병시키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실제로 하이닉스는 해외 일부업체에 합병의사를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12일 정건용 산업은행 총재는 "채권단이 출자전환해 하이닉스의 주주가 되면 계속해서 주식을 들고 있을 수가 없다"며 "다른 업체와의 합병은 당연한 수순"이라고 말했다. 그는 "설비매각과 구조조정은 응급처방에 불과해 장기적인 생존전략으로 합병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정 총재는 또 "합병은 통상문제 등 모든 문제를 일거에 해결할 수 있는 해법"이라고 전했다. 위성복 조흥은행장도 "하이닉스의 궁극적인 회생을 위해선 다른 반도체 업체와 합병시키는 것이 하나의 방편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박종섭 하이닉스 사장은 지난달 하순 미 현지법인(HSMA)의 채권단을 설득하기 위해 미국을 방문한 길에 마이크론 경영진과 만나 합병의사를 타진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박 사장은 마이크론과의 접촉사실에 대해선 부인하고 있으나 다른 업체와의 합병가능성을 묻는 기자 질문에는 "다른 반도체업체와 깊숙한 얘기를 진행하고 있다"며 합병추진 사실을 간접 시인했다. 김성택.차병석 기자 idnt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