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의 기업경영 분석에서 드러난 올 상반기 제조업체의 경영 성적표는 '저금리 덕에 간신히 손익분기점을 넘겼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매출부진과 수익감소 속에 영업이익으로 이자조차 감당 못하는 업체가 10곳 중 3곳에 달했지만 대출금리 하락으로 금융비용이 1조4천억원이나 줄어든데 따른 것. ◇ 저금리로 버텼다 =올 상반기 제조업의 매출액 증가율은 3.3%에 그쳤고 매출액 영업이익률은 6.9%로 10년만의 최저치다. 금융비용을 포함한 매출액 경상이익률은 3.7%에 그쳤다. 1천원어치를 팔아 37원을 벌었다는 얘기다. 삼성전자를 제외하면 경상이익률이 2.9%이고 삼성전자 하이닉스 대우계열사를 빼면 4.2%로 높아진다. 제조업체(1천7백40개사)의 30.0%는 이자보상비율이 1백%에도 못미쳐 전년동기(26.7%)보다 더 악화됐다. 그러나 상반기중 금리가 평균 1.3%포인트 내린 데 힘입어 제조업체들은 1조4천억원의 금융비용을 절감했다. 금융비용부담률도 4.0%(전년동기 5.1%)로 사상최저 수준. ◇ 현금 확보비상 =한은은 상반기 제조업의 자산운용구조에서 현금 확보노력이 두드러졌다고 설명했다. 총자산 중 현금예금이 6.6%로 외환위기 직후인 98년 말(6.5%)보다 높았다. 유동부채 대비 현금보유 비중은 작년 말 13.5%에서 올 6월 말 16.7%로 상승했고 유동비율(유동자산÷유동부채)도 93.5%(작년 말 83.2%)로 뛰었다. 부채비율은 작년 말 2백10.6%에서 1백98.3%로 낮아졌다. 삼성전자 하이닉스 대우계열사를 뺀 부채비율은 1백67.2%로 떨어졌다. ◇ 부가가치 낮다 =상반기 제조업의 투하자본수익률은 7.3%로 자본조달에 든 가중평균자본비용 6.9%보다 0.4%포인트 높았다. 작년 상반기보다는 나아졌지만 여전히 손익분기점 수준이라는게 한은의 평가다. 정정호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기업의 금융비용 부담 경감이 한계에 이르러 영업기반과 수익확대 노력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오형규 기자 o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