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삼성동 코엑스(COEX)와 지방 전시.컨벤션센터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12일 컨벤션업계에 따르면 올들어 대구와 부산에서 컨벤션센터가 잇달아 문을 연데 이어 내년말 제주국제컨벤션센터가 완공될 예정이어서 그동안 코엑스가 주도하던 전시.컨벤션업계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 지방 컨벤션센터는 서울에 사무소를 두거나 전문 전시기획사와 제휴를 맺는 등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특히 지방 컨벤션센터가 코엑스와 국제전시회 유치 경쟁에 나서 세계도시 뿐만 아니라 국내 도시들간의 경쟁이 갈수록 심화될 전망이다. 지방 컨벤션센터는 내년을 좋은 기회로 여기고 있다. 코엑스 전시장의 70%가 2002년 월드컵 미디어센터로 쓰여 전시회를 지방에서 개최하기가 상대적으로 유리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부산전시 컨벤션센터(BEXCO)는 지난달 12일 서울 서초구 염곡동 KOTRA빌딩 5층에 서울사무소를 설치했다. BEXCO는 서울사무소를 중심으로 기계 군수장비류 등의 전시회를 집중 발굴할 계획이다. 또 서울에서만 개최되고 있는 행사를 부산과 교대로 전시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키로 했다. 지난 4월 전시.컨벤션센터로는 지방에서 처음 문을 연 대구전시.컨벤션센터(EXCO 대구)는 지난달 23일 서울컨벤션서비스(SCS)와 업무제휴를 맺고,SCS의 컨벤션 기획.개발 및 유치 등의 노하우를 이용하기로 했다. 즉 SCS가 대구전시.컨벤션센터의 서울사무소 역할을 하게되는 셈이다. 전시회 유치를 둘러싼 코엑스와 지방 컨벤션센터의 경쟁도 볼만하다. 제주도 중문에 건설중인 제주국제컨벤션센터는 2003년 9월에 열릴 예정인 세계임상병리학회 총회와 세계화장품화학자학술대회 유치를 둘러싸고 코엑스와 경합중이다. 제주는 같은해 11월에 열리는 동남아.서태평양 약리학회 총회와 관련해 부산과 유치경쟁을 벌이고 있다. 2004년 11월의 아시아수의사회연맹총회를 놓고는 코엑스 부산 및 제주가 각축을 벌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컨벤션센터의 지나친 경쟁이 덤핑으로 이어져 제살깎기가 되지 않을 까 우려할 정도다. 더구나 컨벤션센터 난립도 문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대전 수원 창원 인천 등도 컨벤션센터 건립을 검토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시기획사 인터컴의 최태영 사장은 "예정대로 오는 2004년에 1만7천평 규모의 고양국제전시장이 문을 열면 국내의 전시.컨벤션센터는 무한 경쟁에 돌입하게 된다"며 "고부가 가치산업인 전시.컨벤션이 한단계 도약하기 위해서는 우선 기초 인프라인 교통 숙박 등이 제대로 갖춰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문권 기자 m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