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최대 관심사는 내년도 예산안을 놓고 펼쳐질 여야의 힘겨루기와 카타르 도하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무역기구(WTO) 각료회의 결과다. 지난주에 정치권을 강타한 김대중 대통령의 민주당 총재직 사퇴 충격은 다소 진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뉴라운드 출범을 결정할 WTO도하 회의는 농업,반덤핑,환경,지식재산권협상 등에서 각국이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어 이들 분야에 대한 논의가 집중되는 13일께 최대고비를 맞을 전망이다. 특히 수출국 진영인 케언스그룹과 수입국 중심의 비교역적관심사항(NTC)그룹이 팽팽히 맞서고 있는 농업분야 개방협상은 국내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절충안 내용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주말까지의 분위기로는 두 세력이 모두 힘의 균형을 유지하고 있어 '불만족의 균형'(balance of unhappiness)을 이룰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14일부터 시작될 국회의 내년도 예산안 심의에서는 당초 1백12조5천8백억원으로 제출된 정부의 재정규모가 늘어날 수 있을지가 핵심 이슈다. 진념 경제부총리가 5조원 증액을 천명했지만 야당은 '선심성 예산팽창'이라고 비난하며 반대의사를 분명히 하고 있다. 정부는 내년도 경제성장률 4%이상을 달성하기 위해 재정규모 확대가 불가피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한나라당은 삭감대상인 예산을 늘린다는 것에 대해 얼토당토 않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대통령이 민주당 총재직을 떠난 뒤 여야간의 첫 힘겨루기 시험대라는 점에서 결과가 주목된다. 증시에서는 조정 분위기와 상승 기대감이 맞선 가운데 종합주가지수 600선 및 코스닥지수 70선 돌파 여부가 최대 주목거리다. 매물부담 증대와 외국인 매수세의 지속여부가 불투명하다는 점 등을 내세우는 조정론이 우세하지만 미국 다우지수의 상승세와 살아난 투자심리 등을 들어 추가상승을 예측하는 분위기도 만만치 않게 힘을 얻고 있다. 증시 관계자들은 15일께 나올 기업들의 실적발표 내용에 따라 주가가 또한번 출렁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14일과 16일 각각 발표될 '10월 고용동향'과 '10월 소비자전망조사' 내용도 향후 경기전망을 가늠할 주요 수치라는 점에서 눈여겨 봐야할 통계다. 지난 9월에 나타난 건설과 서비스산업의 고용흡수가 지속되고 있는지,테러 충격을 딛고 소비심리가 다시 살아날지 주목된다. 빠르면 주초에 발표될 하이닉스에 대한 아더앤더슨의 실사결과도 관심을 끄는 사항이다. 청산가치가 어느 정도로 나오느냐에 따라 채권을 탕감하는 은행들의 손실규모가 결정된다. 주채권은행인 외환은행은 하이닉스의 청산가치가 20~25% 정도 나올 것이라는 입장을 채권은행들에 이미 전달해 놓고 있다. 이밖에 12일께 채권단 서면결의에 회부될 쌍용자동차에 대한 1조원 규모 출자전환 계획과 채권단의 현대건설 지원방안 재의결 일정도 관심의 대상이다. 김상철 기자 che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