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열린 "세계 지도자와의 대화" 행사에서 부시 전 대통령과 참석자들은 최근의 현안을 놓고 장시간 격의없는 대화를 나눴다. 참석한 기업인들은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테러보복 전쟁이 언제까지 지속될 지 여부에 각별한 관심을 보였으며,장기불황 조짐을 보이고 있는 세계경제 회복을 위해 미국이 보다 적극적인 리더십을 발휘해줄 것도 주문했다. 조지 W 부시 현 미국 정부의 후견인격인 부시 전 대통령은 기업인들의 의견을 경청한 뒤 사안별로 미국 정부의 기본 입장을 전하며 미국의 대외정책 경제문제 등에 대한 소신을 밝혔다. 이날 행사는 테러여파로 철통보안속에 진행됐지만 리셉션과 만찬장 분위기는 "진지하고 활발한" 모습이었다. .부시 전 대통령은 이날 오후 6시부터 서울 매리어트호텔 7층 "클래식7"에서 김각중 전경련 회장,이상철 한국통신 사장 등 국내 경제계 대표 34명 및 이홍구 전 국무총리와 "프라이빗 리셉션"을 가졌다. 리셉션은 최준명 한국경제신문 사장이 부시 전 대통령을 참석자들에게 소개하고 부시 전 대통령이 30분 동안 비공식 연설을 하는 순서로 진행됐다. 연설에 앞서 부시 전 대통령은 기업인들과 개별적으로 사진을 촬영하는 등 친교(親交)의 시간도 가졌다. 라이빗 리셉션이 끝나고 오후 7시부터는 5층 그랜드볼룸에서 이계진 아나운서의 사회로 만찬행사가 3시간동안 진행됐다. 만찬장에는 23개의 테이블이 마련됐으며 3백여명의 국내외 정재계 인사 및 기업인들이 참석,성황을 이뤘다. 전경련 한국통신 국민은행 쓰리콤 피델리티 생명보험협회 손해보헙협회 김&장법률사무소 등 내로라 하는 기업 및 기관들은 최근의 국제정세와 부시 전 대통령의 위상을 감안,10명 안팎의 임직원을 행사에 참석케하는 등 큰 관심을 보였다. 이들은 보안관계상 오후 5시~5시30분에 등록을 마치고 삼삼오오 모여 인사를 나누며 비즈니스 문제를 협의하기도 했다. 만찬행사는 최준명 사장과 알랜 람민 비즈니위크 아시아 부사장의 환영사로 시작됐다. 부시 전 대통령은 30여분간에 걸쳐 기조연설을 했으며 이후 참석자들과 20여분 동안 토론시간을 가졌다. 토론에서 이홍구 전 국무총리는 "남북문제",차정하 론스타코리아 대표는 "중국문제",황영기 삼성증권 대표는 "세계경제 현안"에 관해 각각 질의하며 그의 견해를 들었다. 만찬은 김각중 회장의 건배제의를 끝으로 마무리 됐다. .이날 만찬의 하이라이트는 15분 동안 진행된 박찬수 목아 박물관장의 목각 제작퍼모먼스 였다. 미국 테러대참사에 희생된 고인의 명복을 빌며 한국인이 갖고 있는 미소를 통해 그들에게 용기를 주고 세계인이 한마음으로 희망과 넉넉함을 공유하길 염원하는 퍼포먼스 였다. 박 관장은 미소를 머금은 남녀 얼굴과 강한 힘을 상징하는 한국인의 인물을 즉석에서 목각했다. 목각은 천(天)지(地)인(人)과 소문만복래(笑門萬福來)의 정신과 희망 생명 용기를 담았다는 것.목각의 음악소리에 맞춰 강만홍 전 서울예전교수는 기(氣)춤을 추고,김민경 국립창극단원은 판소리를 했다. 이 순간 박 관장은 목각을 최준명 사장에게,또 최 사장은 이를 부시 전 대통령에게 전달,만찬장의 분위기는 절정에 이르렀다. 이성태.김재창 기자 ste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