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각료회의는 협상 의제만큼이나 일정과 장소를 놓고 논란이 거듭됐다. WTO 일반의사회(의장 스튜어트 하빈슨)는 올 1월에야 카타르 도하를 회의 장소로 확정했다. 그러나 지난 9월11일 미국의 테러 참사가 발생하고 지난달 8일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보복공격이 시작되면서 상황이 돌변했다. 걸프만을 끼고 있는 도하는 전쟁 지역에 인접한 데다 테러 위험도 큰 만큼 장소와 일정을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 것. 때마침 싱가포르 제네바 등이 개최 의사를 간접적으로 밝히자 주요 회원국들은 장소 변경으로 의견을 모아갔다. 그러나 뉴라운드 출범이 늦어질 경우 불황의 늪에 빠진 세계 경제를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는 국제 여론이 급속히 확산돼 개최지 변경 주장은 백지화됐다. 장소를 옮길 경우 아프가니스탄과의 전쟁에 필수적인 아랍권의 협력을 얻기 어렵다고 판단한 미국의 입김도 작용했다. 아랍권이 등을 돌리면 미국의 반(反)테러 국제연대가 무산되고 전쟁 수행과 뉴라운드 협상 둘 다 난관에 부딪칠 수 있기 때문이다. 다자간 무역협상이 성공적으로 출범했을 때 어떤 명칭이 붙을지도 관심사다. 지난 86년 우루과이에서 출범시킨 다자간 협상을 '우루과이 라운드(UR)'라고 불렀듯이 이번 협상이 성공하면 '도하 라운드'가 될 가능성이 크다. 협상의 명칭은 WTO가 최종적으로 결정한다. 도하(카타르)=정한영 기자 c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