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과 중소기업 채용시장의 양극화 현상이 심각해지고 있다. 대기업은 넘치는 지원자중 좋은 인력을 뽑느라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는 반면 중소기업은 신규인력을 뽑는데 큰 어려움을 겪고 있어 채용시장이 지나치게 대기업 위주로 형성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 중소기업 올해 많이 뽑는다 : 채용정보업체 잡링크(www.joblink.co.kr)가 최근 중소기업 256개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해 7일 밝힌 결과에 따르면 조사대상기업의76.2%가 채용계획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총 채용규모는 2천357명으로 이는 조사대상기업이 지난해 채용했던 2천412명에 비해 2.3%밖에 줄지 않은 것이다. 반면 채용정보업체 인크루트(www.incruit.com)가 지난달 매출액 500억원 이상의410개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216개기업(55%)이 채용계획을 확정짓지 못했거나 계획이 없다고 밝혔었다. 채용계획을 확정한 181개사의 채용규모도 상반기보다 14.4%가 감소한 수치였으며 특히 삼성, LG, SK, 현대.기아차, 롯데 등 5대그룹의 채용은 지난해보다 31%가감소했다. 인크루트의 이민희 팀장은 "대기업은 호황때 대규모 채용을 했다가 불황때 구조조정 등으로 채용인원을 대폭 줄여버리지만 중소기업은 반드시 필요한 인원만 뽑기때문에 채용인원에 큰 변동이 없다"며 "따라서 불황시 고용효과는 중소기업이 대기업보다 훨씬 크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잡링크 조사에서 조사대상기업의 전체직원대비 신규고용은 정보통신분야기업이 28.6%, 비정보통신분야가 6.1%에 이르러 올해 중소기업의 고용효과가 상당함을 증명했다. ◇ 취업대란속 중소기업은 구인난 : 이번 조사에서 4개업체를 제외한 252개 중소기업(98.4%)은 '인력채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답해 밀려드는 지원자 처리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대기업과 대조를 이뤘다. 인력채용시 어려움으로는 61.3%가 '구직자의 직무능력이 부족하다'고 답했으며34.8%는 '구직자와 임금조건이 맞지 않는다'고 답해 중소기업이 우수인력을 채용하는데 어려움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또 조사기업의 85.2%는 '우수인력 채용을 위한 정책을 추진중'이라고 밝혔으며구체적인 방안으로는 임금인상(41.9%), 복지제도 향상(31.6%), 근로환경 개선(26.5%)등을 들었다. 이민희 팀장은 이처럼 중소기업들이 우수인력 확보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면서 도구인난을 겪는 이유에 대해 ▲중소기업의 낮은 인지도 ▲중소기업 채용정보의 부족▲구직자들의 지나친 대기업 선호 등을 들었다. 구직자들이 임금과 복지수준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중소기업을 회피하는 경향이 심한데다 우량 중소기업에 대한 기업정보나 채용정보를 얻을 수 있는 경로가 제한돼 있다는 설명이다. 잡링크의 한현숙 사장은 "중소기업의 인력난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국내인력의 중소기업 취업을 지원하고 우량 중소기업을 알릴 수 있는 정부 대책이 필요하다"며"구직자들도 중소기업에서 다양한 업무능력을 익힐 수 있고 자기성장의 기회가 크다는 진취적인 생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민희 팀장은 "법인세를 내는 전국 35만개 기업중 30대그룹 계열사는 1천개도 못된다"며 "기업의 규모나 인지도를 먼저 따지지 말고 자신이 일하고 싶은 분야의우량기업을 찾는 자세가 바람직하다"고 충고했다. (서울=연합뉴스) 안승섭기자 ssah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