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들은 아르헨티나가 실제로 디폴트를 선언하더라도 3년전 러시아의 디폴트 때와 같은 충격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아르헨티나가 이미 몇차례 국가부도 위기를 겪은 나라인데다 올해들어서도 계속 외채상환 불능의 가능성이 제기돼 수출대금의 회수기간을 단축하는 등 최악의 상황에 대한 준비를 해왔기 때문이다. 현지에 판매법인을 두고 있는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매출을 확대하기보다는 현지 재고물량을 줄이고 채권확보를 위한 안전대책을 마련하는데 중점을 두도록 지시했다. 특히 바이어에 대한 판매대금 회수 기간을 단축하고 현금결제 비중을 높여 부실채권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고 있다. 두 회사는 또 아르헨티나의 경제위기가 남미의 생산거점이 위치한 브라질 등 인근지역으로 확대될 경우 남미 시장 전체가 어려움에 빠질 수 있다고 보고 생산물량 조정과 현지금융 축소 등의 사업조정 등을 신중히 검토중이다. 삼성전자의 경우 브라질 현지의 모니터 생산법인 설립을 늦추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중공업은 외상거래를 줄이고 수출대금 회수에 나서는 한편 거래 업체에 미국 등 선진국 은행의 지급보증 및 신용장을 요구하고 있다. 삼성물산 LG상사 대우인터내셔널 등 종합상사들은 수출 물량이 많지 않아 별다른 대책을 세워놓고 있지 않지만 향후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 주시하고 있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