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주최로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제2차 아시아 경제패널(AEP)'이 26일 이틀간의 일정을 마치고 폐막됐다. 이번 세미나에는 제프리 삭스 미국 하버드대 교수,로렌스 라우 미국 스탠퍼드대 교수,사카키바라 에이스케 일본 게이오대 교수(전 일본 대장성 재무관),리처드 웡 홍콩대 경제학 교수,위핑 후앙 씨티SSB홍콩 수석이코노미스트 등이 주제 발표자로 참석했다. 주요 내용을 소개한다. ◇사카키바라 에이스케=미국 유럽 아시아 등 전세계 경기가 침체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세계 복합 불황이 도래한 것이다. 이같은 불황 국면은 향후 2∼3년간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금은 금융위기가 실물경제 위기로 전이됐던 90년대 말 동아시아 외환위기와 달리 실물경기 위축이 금융시스템 와해를 불러오는 방식으로 전개되고 있다. 미국 테러참사는 이같은 현상을 더욱 악화시켜 전세계적인 패러다임의 변화를 일으키고 궁극적으로 '팍스 아메리카나'의 종식을 가져올 것이다. 아시아 국가는 국내총생산(GDP)대비 40%를 수출이 차지하고 있다. 이런 상태에서 글로벌화에 역행하면 아시아 경기는 엄청난 악영향을 받을 것이다. 미국식 글로벌화(American Globalization)는 끝났지만 네트워킹 글로벌화(Networking Globalization)는 여전히 유효하다. 지역간 협조체제를 강화해야 할 필요성도 여기에 있다. ◇리처드 웡=현재 대만과 홍콩에 대한 경제 전망은 매우 비관적이다. 반면 중국 경제에 대해서는 상당히 긍정적이다. 홍콩 경제는 올해 잘해봐야 -1∼0% 성장할 것으로 보이고 대만은 홍콩보다도 더 안좋을 것이다. 반면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7%대로 예상된다. 몇년 전만해도 이들 나라에 대한 경제 전망이 완전히 정반대였던 것을 생각한다면 엄청난 변화라고 할 수 있다. 홍콩과 대만이 현재의 경기 침체국면을 탈피하기 위해서는 중국과의 경제통합을 추진해야 할 것이다. ◇위핑 후앙=대만 싱가포르 홍콩 등 아시아 국가들은 시장 개방정도가 매우 높은 나라들이다. 따라서 세계 경기 침체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 동북아시아와 동남아시아 경제는 몇년 전만해도 동남아 지역의 후진성이 두드러져 두 지역간 경제수준이 확연히 구분됐었다. 그러나 이젠 동북아시아 경기까지 맥을 못추고 있어 별 차이가 없어졌다. 경기 부양을 위해 각국이 재정·통화정책을 사용한다고 하지만 현재의 경기하락 추세를 반전시키기에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방실 기자 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