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의 CD기 이용 수수료 인상요구와 관련, 삼성카드 등 전문계 카드사들이 차라리 자체 CD망을 구축하겠다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금융소비자들의 불편은 물론 중복투자 등 국가적 낭비를 막기 위해서라도 금융당국의 중재가 필요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한미은행은 25일 오전 영업시작과 동시에 삼성카드에 대한 CD기 이용 서비스를 전면 중단했다가 고객의 반발이 심하자 26일부터 서비스를 재개키로 방침을 바꿨다. 한미은행은 삼성카드측에 CD기 이용수수료를 건당 1천원에서 5천원으로 올려달라고 요구했으나 삼성카드측이 받아들이지 않자 25일 하룻동안 CD이용을 중지시켰다. ▶한경 10월25일자 6면 참조 이에 대해 삼성카드측은 "은행들의 CD기 업무처리원가는 평균 2백60원에 불과하다"며 "한미은행이 요구하는 수수료 수준은 도저히 수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삼성카드는 또 "올해 전문계 카드사들이 은행들에 지급하는 CD기 이용 수수료만도 약 2천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밝히고 "은행들의 수수료 인상요구안을 받아들이면 연간 부담액이 7천억원을 웃돌게 된다"고 주장했다. 삼성카드는 특히 "은행들이 수수료 인상을 강행할 경우 전문계 카드사들로서는 자체 CD공동망을 구축할 수밖에 없다"며 "현재 은행권에 지급하고 있는 2천억원의 수수료만으로도 단기간내에 상당한 규모의 자체 CD망 구축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삼성카드와 한미은행은 내달 15일까지 재협상을 벌이기로 했다. 현재 삼성카드는 기업은행(3천원) 경남은행(2천7백원)을 비롯 부산은행 농협 등으로부터도 수수료 인상요구를 받고 있다. LG카드도 기업 등 6개 은행으로부터 수수료 인상 요구를 받고 있어 한미은행과 삼성카드간의 분쟁이 전체 은행권과 전문계 카드사간의 분쟁으로 확산될 기세다. 이와 관련, 은행권은 지난 10여년간 CD기 이용 수수료가 건당 1천원으로 고정됐던 점을 들어 물가상승분을 감안해야 한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특히 "CD망은 은행이 공동투자해 구축한 자산인 만큼 카드사가 이용하려면 충분한 수준의 수수료를 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