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지상파 방송을 수신하기 위한 셋톱박스는 LG전자 삼성전자 대우전자 등 가전 3사의 제품이 주를 이룬다. 휴맥스 한단정보통신 등 대부분의 중소 셋톱박스 업체들은 위성방송용 디지털 셋톱박스를 만들어 해외에 수출하고 있다. 가전 3사는 디지털 방송이 시작되는 초기에 셋톱박스 시장을 장악한다는 목표로 마케팅을 전개할 계획이다. 디지털 지상파 방송 셋톱박스 시장에서 밀릴 경우 위성방송 수신기 시장에서 불리한 위치에 놓여질 것을 우려해서다. LG전자=디지털 지상파 방송에 대비해 이미 5월에 고선명(HD) 디지털TV 방송 수신이 가능한 고급 셋톱박스(SK-011T)를 출시했다. PDP TV와 연계하거나 단품으로 판매하고 있다. 16:9의 와이드 화면이나 4:3 일반화면에 모두 사용할 수 있다. 판매가격은 현재 1백29만원. 이 회사는 고급형보다 가격 측면에서 저렴한 보급형 셋톱박스를 기획중이다. 보다 경쟁력 있는 다양한 셋톱박스를 소비자에게 공급하기 위해서다. KDB의 위성방송을 수신할 표준형 수신기도 개발중이다. KDB의 본 방송이 시작되는 내년 3월에 시장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미국 최대 위성방송사업자인 디렉TV와 기술제휴를 맺고 지상파방송 외에 위성방송과 케이블 방송을 수신할 수 있는 콤보셋톱박스도 개발했다. 삼성전자=디지털방송이 본격화되는 다음달부터 본격적으로 셋톱박스 시장을 공략한다는 목표다. 우선 신규 제품 도입을 통해 시장을 선도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HD급 디지털방송용 수신기(SIR-K150)를 출시했다. 이 디지털 방송수신기는 고화질 HD급 디지털 신호는 물론이고 표준화질(SD급),480i의 아날로그TV 및 케이블을 통해 전송되는 디지털 방송까지도 수신이 가능한 게 가장 큰 특징이다. 제품가격은 1백30만원대. 삼성전자는 내년엔 DVD플레이어 기능이 내장된 셋톱박스를 개발해 시장에 내놓을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1999년부터 미국에 방송국 및 가정용 디지털방송 수신장비를 수출,셋톱박스에 대한 품질의 우수성을 입증받았다. 미국 해리스사와 협력을 통해 방송장비 시장을 함께 공략할 방침이다. 또 가정용 셋탑박스 시장 공략을 위해 테라로직사와 기술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대우전자=대우전자의 디지털 방송 수신 셋톱박스(DSD-9210W)는 TV뿐 아니라 제품 뒷면에 PC전용 출력단자가 있어 번거러운 조작없이 수신용 전원만 켜도 개인용 컴퓨터에서 HD급 방송을 감상할 수 있다. 디지털 오디오 기기와 연결하면 디지털 방송파 방송의 음향 규격인 돌비디지털(5.1채널)을 지원받아 현장을 그대로 생생하게 보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가격은 경쟁사의 1백30만원대보다 훨씬 저렴한 95만원대로 정했다. 대우전자는 기능은 별 차이가 없으면서도 품질은 비슷하다는 점을 강조할 예정이다. 한편 위성방송을 할 한국디지털위성방송(KDB)은 최근 현대디지탈테크.휴맥스.삼성전자 등 3개 업체를 경제형 위성방송 셋톱박스 30만대 공급업체로 최종 선정했다. KDB는 내년 6월까지 표준형 데이터 방송서비스를 개시한다는 계획 아래 표준형 수신기 공급업체를 선정할 방침이다. 김문권 기자 m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