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우리는 한 통의 편지를 공개한다.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의 편지다. 그는 이 편지를 측근을 통해 대우패망비사 취재팀에 보내왔다. 그러나 이 편지를 공개하는 데는 몇가지 조건이 있었다. 뜻밖에도 '이 편지는 김 전회장이 직접 작성한 것은 아니다'라는 점을 반드시 명기해 달라는 부탁이었다. 김 전회장의 구술을 통해 작성된, 그러니까 '편지 내용의 일부는 김 전회장의 진심과 다소 차이가 있을 수도 있다는 점을 명기해 달라'는 것이었다. 취재팀은 거듭된 토론 끝에 그렇게 하겠다고 약속했다. 지금 그 약속을 지킨다. 김 전회장의 오늘 편지는 특별취재팀장이기도 한 정규재 경제부장의 편지에 대한 답신의 형태를 띤 것이다. 정 부장의 편지 역시 김 전회장의 편지를 가져온 바로 그 측근을 통해 김 전회장에게 전달됐다. 편지가 오가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렸다. 정 부장의 편지는 김 전회장에게 위로의 말을 전하고 대우의 성장과 패망에 대한 이야기를 직접 만나서 듣고 싶다는 뜻을 담은 것이었다. 김 전회장은 그러나 인터뷰 요청을 정중히 사양했다. 아직도 진행중인 문제가 많은데 때이르게 언론에 모습을 드러내 이런저런 말을 할 수 있는 처지가 아니라는 설명이었다. 취재팀은 그의 처지에 공감했다. 그러나 김 전회장이 귀국할 때는 서울에 도착하기 전에라도 반드시 한경 취재팀과 단독 대화를 갖기로 했다. 김 전회장과 다시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하면서 오늘 그 편지 전문을 한 자의 수정도 없이 원문 그대로 공개한다. [ 대우패망비사 특별취재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