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1 테러사태 여파로 미국 소매업계에선 크리스마스 시즌에나 볼 수 있는 대규모 바겐세일이 시작되고 있다. 테러사태 이후 매출이 급감한 소매업체들이 가격인하 경쟁에 나선데 따른 것이다. 나이만마르쿠스그룹,삭스,페러데이티드 백화점 등 소매업체들은 급격한 매출 감소를 경험했다. 특히 맨해튼의 점포에서 더욱 심했다. 소매업체들은 기업들의 해고가 진행되고 경제가 악화되면 매출이 더 둔화돼 재고가 늘어나고 수익이 급감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소매업체의 이러한 처지는 크리스마스 시즌 이전에 싼 물건을 찾는 소비자들에게는 좋은 뉴스이다. 하지만 페더레이티드,머시,메이 백화점 등에게는 할인이 크리스마스 시즌 가격전쟁으로의 복귀를 예고할 수도 있다. 일단 공격적인 광고전략을 펼치기 시작하면 가격경쟁은 시즌이 끝날 때까지 계속될 전망이다. 아메리카 리서치 그룹의 브리트 비머 회장은 이와관련 "이번 크리스마스에는 홍보전이 치열하게 전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1990년대 공황기에는 대부분의 소매업체가 12월 첫째주까지 가격 인하를 미뤘다. 하지만 비머 회장은 올해의 경우 소매업체들에게 다음달 추수감사절부터 가격인하를 시작하라고 권고하고 있다. 제조업체로서는 소매업체의 가격인하가 판매감소를 만회할 계기로 작용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브랜드의 이미지가 퇴색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자사의 상품이 웹사이트에서 싸게 팔리는 것을 알게 된 릭 코데 모바도 그룹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상품이 싸게 보이는 것은 회사에 도움이 안 된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3백2개 점포를 가진 뉴저지주의 할인업체 벌링턴코트 팩토리 웨어하우스는 물건을 파는 공급업자들로부터의 제안이 30% 가량 늘어났다고 말했다. 가격협상도 가능해 졌다. 45개 점포를 가진 뉴저지주의 의류 소매업체인 심스는 불경기를 우려하는 공급업자들이 몇주전 가격보다 10% 이하의 가격으로 물건을 팔러 돌아다닌다고 말했다. 제조업체들도 평상시보다 한달정도 일찍 물건을 처분하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