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98년 타계한 최종현 회장에 대한 서적이 잇달아 출판되고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난 80년대초 최 회장의 비서실장을 지낸 정원교씨(57)는 최근 고인의 에피소드를 담은 '브리핑이 맘에 안들면 손톱을 깎아라'라는 제목의 책을 내놨다. 81년부터 3년간 고인을 그림자처럼 보좌해 왔던 정씨는 이 책에서 "최 회장은 신입사원은 물론 사장 부회장에게까지 유(You)라는 호칭을 사용했다"며 "수행원들과 격의없이 라면을 같이 끓여 먹을 정도의 소탈한 분"으로 표현하고 있다. 책 제목은 고인이 군대식 브리핑이 어색해 슬며시 손톱깎이를 꺼내들고 손톱을 깎곤 했던 버릇에서 따온 것이다. 이 책에는 고인의 김치에 대한 남달랐던 애착, 해외출장중 호텔에서 석유 풍로를 빌려 라면을 끓이다 실패했던 경험 등 고인의 서민적인 일화가 소개돼 있다. 이에앞서 지난 6월에는 국내 대학 경영학 교수 5백여명으로 구성된 한국 경영사학회에서 최 회장의 업적과 기업 경영관을 학문적인 차원에서 접근한 '최종현 연구'가 소개되는 등 고인의 사후 지금까지 4권의 관련 서적이 발간됐다. 조선일보 논설고문인 홍사중씨도 조만간 '인간 최종현 한없이 살았다'는 제목의 책을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김태완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