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최악의 침체를 맞고 있는 대만의 주요 D램업체들이 일본업체들에 이어 속속 감산에 들어갈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프로모스 테크놀로지스, 난야 테크놀로지, 파워칩 세미컨덕터 등 대만의 주요 반도체생산업체들은 12인치 웨이퍼공정을 위한 투자를 계획했으나 시장상황과 자금사정의 악화로 최근 이같은 계획을 속속 중단하고 있다. 올들어 90%나 폭락한 D램가격이 또다시 하락세를 이어가자 저가형 D램 모듈과고품질 고가형 D램 모듈의 가격차가 사라지고 있는 것도 대만 D램 업계를 압박하고 있는 또다른 요인이 되고 있다. 아시아 현물시장의 경우, 가격차가 좁혀짐에 따라 고가형 D램 모듈에 대한 수요가 커지기 시작해 주로 저가형 모듈생산용의 D램을 공급하고 있는 대만 D램업체들은재고가 더 쌓이고 있는 실정이다. 시장관계자들은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반도체 등 한국업체들이 재고누적을 해결하기 위해 D램 출하를 늘리고 있다면서 대만 업체들이 고육책으로 가격을 거듭 인하하는, 시장의 악순환이 연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대만의 D램 모듈 생산업체들은 최근 고가형 D램모듈의 수요가 늘어나자 가격프리미엄을 노려 국내 업체들이 생산하는 D램 구입을 줄이고 대신 마이크론이나 삼성전자 등 유명브랜드 제품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대만 D램업체들이 이같은 여건하에서는 신규 설비투자는 물론 기존라인의 생산량도 줄이지 않으면 더이상 견디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대우증권의 전병서 애널리스트는 이와 관련, 대만 D램업체들이 감산을 단행하면향후 D램 수급안정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 애널리스트는 18일자 보고서를 통해 "세계시장에서 대만의 비중이 15%수준"이라며 "이들이 감산에 동조할 경우 D램 수급에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최석포 메리츠증권 연구위원은 대만업계의 움직임에 대해 "파워칩세미컨덕터,프로모스의 경우 12인치 웨 이퍼공정 공장 건설을 강행하기로 했지만 유동자금의 악화로 공장완성은 지연될지 도 모르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난야테크놀러지와 윈본드의 경우 12인치 웨이퍼 공장 설립을 위해 유동자금을 마련해 놓았지만 경기악화 우려로 연기 내지는 스케줄 변경을 고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주요 반도체 애널리스트들은 그러나 세계 반도체시장의 수급개선과 가격회복을위해서는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미국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등 선발업체들의 감산이 선결 요건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한국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