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에만 '히트 엔 런(치고 달리기)' 작전이 있는게 아닙니다. 레이디 카드는 모든 20~30대 여성들이 지갑속에 갖고 다니는 필수품이 될 것입니다" LG카드 상품개발팀의 이경범 수석부장은 멀지않아 7백만명의 회원을 확보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경제활동 인구 1인당 카드 보유수가 4개가 넘을 정도로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렀지만 고객은 반드시 좋은 상품을 찾게 마련이라고 설명했다. "요즘 미혼여성들은 자기를 가꾸고 자기 생활을 즐기는데 많은 시간과 비용을 할애합니다. 이런 여성들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상품을 만들겠다는 전략이 먹혀들었습니다" 이 부장은 그러나 제휴업체와의 가격협상이 결코 쉽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하루에 1백통 이상의 전화를 한 적도 있습니다. 필요에 따라 우리가 손해를 보고 제휴를 맺은 곳도 있습니다. 카드는 라이프 사이클이 매우 짧지만 든든한 제휴사들을 거느리고 있으면 의외로 생명이 깁니다" 특히 발매초기 롯데백화점으로부터 3개월 무이자할부 조건을 끌어내기가 쉽지 않았단다. 롯데백화점이 기존 고객들을 의식해 제휴를 꺼리는 바람에 설득하는데 상당히 애를 먹었다는 것. 이렇게 개발된 제휴업체의 폭은 생각외로 넓다. 쇼핑업체나 놀이 경기시설 뿐만 아니라 안경점 골프장 산후조리원 어학원 미용실 한복집 렌터카 성형외과 등도 대상이다. 지금까지 성형보험 무료 서비스 혜택은 20명 정도가 받았다. 지금은 다른 경쟁업체들이 다 따라왔지만 당시로는 획기적이었다. "교통 사고 등으로 수술할 필요가 있어도 비용이 너무 비싸 주저한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고객들에게 그 정도의 서비스는 해줘야 한다고 생각해 내부에서 난상토론을 벌인 끝에 결정을 내렸습니다" 이 부장은 젊은층들의 기호 변화를 따라잡기 위해 영화잡지도 보고 인터넷도 수시로 검색한다고 말했다. 한번 제휴를 맺은 업체는 철저한 사후관리를 통해 시장의 흐름을 파악하는데 활용했다. 실적이 저조한 제휴업체는 거래를 끊었다. "현재 20~30대가 전체 회원의 71% 수준에 달합니다. 29%인 40대 이상의 회원들을 위해 특화된 서비스를 내놓을 계획입니다" 여가 웨딩 쇼핑 등 주로 미혼 여성들이 선호하는 분야에 초점을 맞춘 서비스 외에 외식 육아 교육 등 중년 주부들에게 필요한 서비스를 추가로 개발하겠다는 얘기다. "요즘 일본의 JCB 중국의 ICBC를 비롯해 대만 호주 등지의 카드사들이 벤치마킹을 위해 자주 찾아옵니다. 그들도 이제 여성전용 카드시장의 중요성을 인식한 것 같습니다" 5년째 상품개발팀을 이끌고 있는 이 부장은 경쟁사들의 추격이 부담스럽지 않으냐는 질문에 이렇게 대답했다. 조일훈 기자 ji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