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전 대기업 임원을 지내다 퇴직한 김 모(60)씨는 요즘 여유자금 2억원을 어떻게 굴려야할 지 막막하기만 하다. 예전같으면 2억원 정도면 은행 이자만으로도 그럭저럭 생활비는 해결했었다. 그러나 최근 정기예금 금리가 연 5% 내외로 떨어지면서 월 이자가 70만원 정도로 뚝 떨어져 일상생활조차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퇴직자의 경우 연금식 상품에 가입,일정 수준의 생활비를 확보한 다음 나머지 금액으로는 실질수익을 높일 수 있는 적극적인 투자자세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세금을 줄일 수 있는 "세테크" 요령을 익혀두는 것도 필수다. 다만 고수익을 노리다 자칫 원금을 까먹는 일은 없도록 신중한 전략을 당부하고 있다. 사례 1=안전추구형 투자 확정금리를 받을 수 있는 금융상품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짜는 것이 기본적인 방법이다. 매월 필요한 생활비를 정기적으로 받으려면 연금식 상품이나 신노후생활연금신탁과 같은 일시납 금융상품을 이용하면 된다. 원금 일부는 입출금식 통장에 넣어둔 다음 생활비가 필요할 때마다 수시로 찾아쓰는 방법도 있겠지만 금리가 낮아 큰 매력은 없다. 안전한 투자를 원하는 퇴직자라면 우선 절반인 1억원은 월 이자지급식 정기예금에 넣어둔다. 배우자 명의도 포함해 세금우대저축으로 가입하면 된다. 여기서 나오는 이자로 비과세 고금리 상품인 장기주택마련저축에 들어둔다. 이 상품은 정기예금보다 금리가 연 1.5%포인트 안팎 높다. 이어 생활비를 조달하기 위해 연금상품에 5천5백만원을 넣는다. 이 정도면 5년동안 매월 약 1백만원의 연금을 받을 수 있다. 은행 특판정기예금에도 4천만원을 예치한다. 역시 배우자 명의를 포함해 생계형저축으로 가입하면 세금을 줄일 수 있다. 긴급자금이 필요할 경우를 대비해 나머지 5백만원은 단기상품인 환매조건부채권(RP)에 들어둔다. 위험부담없이 실질수익을 높이는 방법으로는 절세가 으뜸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세금이 없는 생계형저축과 세금이 적은 세금우대저축 등을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 사례 2=실적배당형 투자 초저금리시대를 헤쳐나가기 위해서는 어느정도 위험을 감수하더라도 고수익을 노리는 재테크도 고려해볼만 하다. 그러나 퇴직자의 특성을 고려할 때 지나치게 공격적인 투자는 피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조언이다. 자칫 손실이 났을 때 이를 만회할만한 시간적인 여유가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실적배당 상품에 가입하더라도 원금보전형 또는 안전성을 함께 높인 투자상품을 선별,가입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우선 생활비를 조달하기 위해서 신노후생활연금신탁(즉시연금식)에 5천5백만원을 맡긴다. 이 상품은 실적배당형이긴 하지만 투자손실이 있더라도 최소한 원금은 보전받을 수 있는 장점을 지녔다. 또 특판정기예금에 생계형저축으로 4천만원을 가입한다. 비과세인만큼 세후 수익이 높은 상품이다. 절반인 1억원은 부동산투자신탁과 같은 간접투자상품을 선택한다. 부동산투자신탁은 은행들이 투자대상 사업을 수익성과 안전성 측면에서 충분히 검토한 후 내놓기 때문에 실적배당이면서도 안전성이 비교적 높은 상품이다. 대부분 판매 즉시 매진될 정도로 올 상반기 초저금리 상황에서 큰 인기를 모으고 있다. 가입기간이 대개 1년 이상이고 만기 전에는 찾을 수 없기 때문에 여유자금으로 투자해야 한다. 나머지 5백만원은 급히 돈을 써야할 경우를 대비해 클린MMF(머니마켓펀드)에 단기로 운용한다. 우량채권을 골라 투자하기 때문에 비교적 안전성도 높은 상품이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 [ 도움말=한상언 신한은행 재테크팀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