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파구는 수출이다' 장기 불황의 나락에 빠져든 한국 경제의 회생을 위해 전문가들이 이구동성으로 내놓는 처방이다. 최근 주력시장인 미국과 일본 유럽 등 선진국들이 동시 불황에 빠지면서 수출 드라이브에 급제동이 걸린 상태지만, 그럴수록 '정면 돌파'가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정부는 연초 선진국에 대한 수출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중국 중남미 중동 등 이른바 '3중 시장'을 집중 개발한다는 '대체 전략'을 내놨다. 그러나 이마저도 여의치 않자 최근에는 내수시장 활성화에 경기 회생의 기대를 거는 모습이다. 내수 진작을 염두에 두고 재정확대와 서비스산업 육성방안 등을 중점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내수만으로 경제를 지탱하기 위해서는 최소 1억명 이상의 인구가 전제돼야 한다는 경제학의 관점을 되새길 때다. 인구 4천7백만명(2000년 기준)에 불과한 한국이 내수로 불황을 이겨낼 수는 없다는 얘기다. 실제로 우리 경제는 전체 GDP(국내총생산) 성장에서 수출이 기여하는 비중이 61.4%(지난해 기준)에 이른다. 결론은 자명하다. 한국 경제가 살기 위해서는 미국 등 주력시장의 경기 호.불황에 좌우되지 않는 '수출 실력'을 갖추는 수밖에 없다. 이렇게 수출이 제 구실을 하려면 '세계 1등 품목'을 부단히 길러내는 방법밖에 없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대한상공회의소 등 경제5단체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한국상품 가운데 세계 시장점유율 1위 품목은 55개에 불과하다. 독일(6백69개) 미국(6백18개) 일본(3백54개) 등 선진국은 물론 중국(3백6개)과 대만(2백6개)에도 턱없이 못미친다. 한국경제신문사 산업자원부와 함께 올 초부터 세계 일류상품을 늘리기 위한 TNK(Totally New Korea) 프로젝트를 추진중인 한국무역협회 한영수 전무는 "수출 드라이브의 신화를 되살려야 한다"며 "어떤 조건과 환경에서도 한국 경제를 지탱시킬 일등상품 개발 의지를 정부와 기업, 온 국민이 새롭게 다짐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김수언 기자 soo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