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문제 전문가들은 9.11 미국테러 대참사에 대한 보복공격으로 미국이 8일 아프가니스탄을 공습한 것과 관련,미국의 공습이 한반도 정세에는 일단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들은 다만 테러와의 전쟁에 나선 미국이 테러지원국 명단에 올라있는 북한에대해 향후 더 엄격한 잣대를 적용할 가능성이 있어 북미관계의 경색국면이 장기적인측면으로 흐를 수 있다고 진단했다. 다음은 한반도 문제 전문가들의 견해. ▲김성한 외교안보연구원 교수 = 이번 미국의 공습이 한반도에는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겠지만, 향후 미국이 외교정책의 우선순위 가운데 테러와 관련한 문제에 엄격한 자세를 보일 경우 북미관계가 갈림길에 놓일 수 있다. 즉 미국이 테러지원국 명단에 북한을 올려놓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은 과거처럼테러문제에 대해 대충 넘어갈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는 것이다. 북한이 테러근절을위한 가시적 조치를 취해야만 북미관계의 물꼬를 틀 수 있기 때문에 변수가 될 전망이다. 대략 미국은 중동지역에 대한 북한의 미사일 수출 중지, 핵프로그램 동결과 경수로 핵심부품 인도 이전의 특별사찰에 대한 약속, 생화학 무기금지에 관한 국제협약 가입 등을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북한이 이러한 미국측 요구에 대해 가시적 조치를 취하면 북미관계 역시급류를 탈 것이고, 그렇지 않을 경우 경색국면이 장기화할 수 있다. ▲허문영 통일연구원 연구위원 = 이번 미국의 공격으로 남북관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단정할 필요는 없다. 미국의 세계 정책이 북한에 미칠 영향과 북미회담 지연에 따른 영향을 간과할 수 없겠지만 북한도 반테러 입장을 분명히 하고있어 큰 문제는 없을 것이다. 북한 입장에서는 미국과의 관계개선이 당장은 어려운 만큼 남북관계를 안정적으로 풀어가려고 할 수 있다. 이같은 시도는 제5차 장관급회담 합의사항 이행으로 나타날 것으로 본다. 다만 북미관계의 진전은 이달중 중국 상하이(上海) 아태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의 한미 정상회담 이후 제시될 미국의 대북정책으로 판단해 볼 수 있는 만큼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 ▲김태호 한국국방연구원(KIDA) 연구원 = 미국의 보복공격은 남북관계와 미사일방어(MD), 전쟁양상 측면에서 우리 안보와 직결된다고 본다. 미국의 테러전쟁을 계기로 미국의 `불량국가론'은 더욱 확산될 것이고, 이에 따른 북미간 경색관계로 남북관계 또한 탄력을 받지 못할 수 있다. MD 추진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이며, 이럴 경우 대중국 및 대러시아 관계경색이 불가피하게 된다. 중국과 러시아의 절대적인 지지가 없는한 남북관계가 순탄하게 전개되기 어렵다는 점을 감안하면 포용정책의 효과가 반감될 수도 있다. 또 전쟁양상이 장기화돼 이슬람국가들까지 참여한다면 국제관계가 과거 동서냉전과 유사한 신냉전 구도로 전환될 것이며, 우리의 에너지 수급 정책 및 IT산업 수출 등에 막대한 피해가 예상된다. kkb@yna.co.kr jyh@yna.co.kr (서울=연합뉴스) 권경복 장용훈 김귀근기자 sknko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