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에 대한 미국의 공격이 개시되자 국내산업계는 초긴장 상태에서 파장이 어디까지 확산될 것인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의 공격대상이 된 아프간에 직접 진출해 있는 업체는 거의 없어 당장 나타나는 피해는 크지 없을 것으로 보고 있으나 전쟁의 영향이 중동지역으로 확산될 경우에 대비해 대책을 마련중이다. 무역 : 종합상사들은 비상대책반 및 비상 연락체제를 가동하고 수출 여파 등을 점검했다. 삼성물산은 이날 오전 6시 긴급회의를 갖고 이미 주재원 철수가 끝난파키스탄 이외의 중동지역 지사 주재원들의 추가철수 방안 등을 검토했다. 현대종합상사, LG상사, SK글로벌, 대우인터내셔널 등 다른 종합상사들도 비상연락체제를 가동하면서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무역업체들은 특히 플랜트 수출이발주 지연 등으로 영향을 받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건설 : 건설업종은 아프가니스탄 현지에 국내업체의 공사현장이 없어 이번 공격으로 직접적인 피해를 받을 우려는 크지 않다고 보면서도 만일의 경우에 대비, 미테러사태 직후 각 현장에 하달한 비상시 행동요령에 따라줄 것을 당부하고 있다. 22개 현장에 600여명의 직원이 나가있는 현대건설은 미 테러사태 직후 해외영업부 내에 비상대책반을 구성, 매일 상황을 점검하는 등 상시 운영체제를 갖추고 있다. 중동지역 11개 현장과 지사에 139명의 직원을 파견한 대우건설도 비상사태시 주변국으로 즉시 철수할 수 있도록 비상관리 조직구성 비상조직 책임과 권한 비상사태별 조치요령 등을 마련, 비상시 매뉴얼대로 행동하도록 지시했다. 지난 80년대 이란 이라크전 당시 14명의 한국근로자가 사상하는 피해를 입었던대림산업은 테러사태 직후 비상대책반을 구성하고 직원 행동요령을 하달한데 이어비상연락망 구축, 상황별 안전대책을 마련, 직원들의 안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항공 : 미국의 테러보복 전쟁과 관련 일부노선 취항 중단외에는 별다른 피해가 없을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전쟁이 장기화될 경우 유가 급등 등 돌발악재가 나올것으로 전망,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전쟁 인접지역을 통과하는 인천 카이로 두바이 노선,인천 알마티 노선을 지난달부터 중단한 상태며 전쟁이 끝난뒤에나 운항을 재개할 예정이다. 타슈겐트를 경유하는 화물노선은 러시아나 미주쪽으로 항로를 변경, 운영하고있어 당장 직접적인 피해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전쟁이 장기화될 경우 세계경제의 위축, 항공수요 감소, 유가 및 환율 급등 등이 예상돼 경영환경이 악화될 것으로 보고 정부에 지원확대를 요청하는 한편대책을 마련중이다. 정유 : SK , LG정유 등 국내 정유업계는 미국의 공격이 개시됨에 따라 중동지역의 불안감이 높아질 것으로 보고 원유의 안정적인 도입을 위한 대책마련에 나섰다. SK의 경우 전쟁 확산에 대비해 중동지역 이외 지역에서의 원유도입 비중을 늘리는 방안을 추진하는 한편 장기도입 물량을 우선적으로 받을 수 있는 권한을 확보하는데 주력키로 했다. 또 미국에 대한 테러사태 이후 미리 마련해 놓은 전쟁 양상별 시나리오에 따라신속하게 대응할 방침이다. 정유사들은 이번 공격이 아프카니스탄에 한정된 만큼 일단 심리적 요인에 따라유가가 단기적으로는 강세를 보이겠지만 장기적으로는 배럴당 22 28달러 사이에서안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섬유 : 효성은 이번 사태의 해결과정에서 미국경기가 급속히 위축될 것인지아니면 위기를 극복하면서 회복국면으로 진입할 것인지에 주목하면서 미국과 아랍계바이어들의 동향을 면밀히 체크해 거래선별 대응 전략을 마련중이다. 그러나 미국경기의 회복이 상당기간 지연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경쟁력 제고를 통한 신규 거래선 발굴과 중국 등 수요안정 지역으로의 수출확대를 검토 중이다. 코오롱은 미국의 아프카니스탄 공격과 관련해 직접적인 피해는 없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지만 전반적으로 경기가 나쁜데다 이번 미국의 공습이 원료수급 불안 등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특히 이번 공습이 장기화될 경우 중동지역 섬유수출의 거점지역인 두바이 지사의 운영에 영향을 줄 것으로 판단하고 대책을 마련중이다. 자동차 :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자동차 수출이 올들어 8월까지 전혀 없는데다대중동 수출 비중도 낮아 단기적으로는 별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지만 전쟁이확산되거나 유가가 오를 경우 등에 대비, 긴장감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미국에 대한 테러 이후 비상대책반을 운영하고 시나리오별 대응지침을 마련해놓고 있는 현대.기아.대우차는 이날 상황을 긴급 점검한 뒤 사태추이를 예의주시하고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파키스탄 소재 현대.기아차 조립(KD)공장에 대한 부품공급 등이 걱정됐으나 상주 직원이 없?현재로선 아프가니스탄에 공격이 국한돼 당장의 피해는 없다"고 설명했다. 철강 : 해외 사업장이 적은 철강업계는 미국의 테러전쟁과 관련해 현재까지특별한 비상대책을 가동하지는 않고 있다. 다만 포항제철은 해외출장자들을 대상으로 안전에 만전을 기할 것을 지시했으며두바이에 근무중인 주재원 2명과 이란에 체류하다 최근 두바이 사무소로 합류한 지역전문가 연수생 1명에 대해 전쟁이 아프간 이외의 중동지역으로 확산될 경우 철수하도록 지시해 놓은 상태다. 전자.반도체 : 삼성전자는 본사와 지역총괄에 중동 미국 비상대책반과 본사에전세계 59개 법인과 87개 지.법인을 리얼타임 인트라넷으로 연결한 사이버 비상상황실을 운영중이다. 이 회사는 또 추석연휴에 중동지역 주재원 가족들을 모두 귀국시켰으며 이슬람권 전체 지역에 대한 출장을 자제토록 했다. LG전자는 오전 8시부터 최고 경영진이 참석한 비상대책회의를 갖고 본사와 현지법인에 상황실을 설치하고 해운관련 보험이나 운송약관 등을 재점검하고 있다. 이회사는 파키스탄 주재원 2명과 가족들을 이미 귀국시킨데 이어 이란, 요르단 등 인근 지역법인에 근무하는 주재원들의 철수여부를 현지에서 자율적으로 결정토록 했다. [한국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