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9·11테러 후 세계 경제정책에 일대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애덤 스미스의 '보이지 않는 손'과 자유시장방임주의에 파산선고가 내려진 반면 정부의 시장개입을 주창하는 '케인스 이론'이 부활하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7일 미국 유럽 일본 등이 세금감면 및 재정지출 확대,항공사 등에 대한 긴급 구제금융 제공,주식사기 운동 등 경기부양을 위한 시장 및 산업정책 개입에 적극 나서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지난 10여년간 지속돼 온 정부의 시장 불간섭주의 원칙이 깨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 대신 재정정책을 통한 정부의 시장개입과 강한 정부를 주창하는 케인스 이론이 다시 살아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미국 등 선진국들은 지금 '정부가 재정을 투입해 유효수요를 창출,경제를 살려야 한다'는 영국 경제학자 존 케인스의 이론을 수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신문은 선진국중 특히 미국이 케인스 이론을 적극 수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1930년대 대공황때 미국에서 경기회복 방안으로 채택돼 성공했던 케인스 이론은 지난 10여년간 선진경제권에서 배척의 대상이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그러나 최근 들어 세계가 동시 침체로 빠져들면서 정부의 시장간섭을 의미하는 재정정책이 다시 유행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렇지만 대부분의 경제학자들은 정부가 수요관리를 위해 재정정책을 쓰는 데 대해 거부감을 갖고 있다. 재정정책의 효과는 느리고 예측 불가능한 데다 통화정책과 달리 되돌리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또 단기적인 수요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도입한 재정확대 조치는 인플레 등 장기적인 문제를 유발할 수 있다. 이정훈 기자 lee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