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최악의 D램 값 폭락행진으로 D램 현물가와 고정거래가의 차이가 사라지는 현상이 발생했다. 통상 고정거래가는 현물가보다 높게 형성돼왔으나 수개월째 이어지는 현물가 하락행진으로 D램업계가 고정거래처의 거래가 인하압력을 견디지 못함에 따라 가격차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5일 아시아 현물시장 전자상거래 중개업체인 'DRAMeXchange.com'에 따르면 지난4일자로 업데이트된 128메가 D램(16Mx8 133MHz)의 고정거래가는 기종과 업체별로 개당 1.35∼1.10 달러로 내려갔다. 이는 2주전인 9월 중순에 비해 12.0∼6.89% 하락한 것으로 개당 1.33∼1.10 달러에서 거래되는 현물시장 가격과 거의 같아졌다. 차기 주력제품인 256메가 D램(32Mx8 133MHz) 역시 고정거래가가 2주전보다 16.66∼10.71% 하락한 개당 3.00∼2.50 달러로 현물시장 가격(개당 3.00∼2.45 달러)과별 차이가 없어졌다. 업계 관계자는 "고정거래가는 안정적 공급선 확보차원에서 현물가에 일종의 `프리미엄'이 붙는 성격이기 때문에 지진 등 천재지변을 빼고는 고정거래가가 현물가수준으로까지 떨어지는 것은 극히 드물다"며 "이미 3-4개월 전부터 가격차가 좁혀지기는 했지만 고정거래가와 현물가가 같아진 것은 시황이 극도로 악화돼있다는 반증으로 D램 메이커로서는 엄청난 원가부담을 안게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그러나 고정거래가와 현물가가 같아진데다 차기 주력제품 256메가D램이 지난달말부터 개당 3달러 밑으로 떨어진 것을 두고 D램 가격이바닥을 치고 반등하는 신호로 해석하는 분석도 설득력있게 제기되고 있다. 이는 지난 97년 불황기 차세대 주력제품이었던 64메가 D램이 3달러로 내려갔다가 반등세를 탔던 전례에 비춰볼 때 최근 차기 주력 256메가 D램이 3달러 밑으로 추락한 것은 가격이 상승세로 돌아설 전조라는 해석이다. 업계의 한 전문가는 "올 여름부터 D램시장의 중심축이 128메가 D램에서 256메가D램으로 급격히 이동하기 시작한데다 최근 개당 가격이 3달러 밑으로 떨어지면서 본격적인 256메가 D램 시대에 접어들고 있다"며 "가격이 더이상 내려가지 않고 수요와공급 양쪽에서 급격한 구조조정이 일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업계에서는 올 하반기중 128메가 D램 2개 가격이 256메가 D램 1개 가격과 같아지는 `비트크로스' 현상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고 향후 시장구조가 256메가 D램 시장점유율 50%를 차지하고 있는 삼성전자 `1강(强)', 각 10% 이상 점유율을 보이고있는 인피니온과 엘피다 `2중(中)', 10% 이하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하이닉스,도시바, 마이크론의 `3약(弱)' 체제로 재편될 것으로 보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서울=연합뉴스) 노효동기자 rh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