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국토개발은 올 추석에 창사이래 가장 푸짐한 선물을 받았다. 법정관리에 들어간지 18년 만인 29일 부실기업이라는 멍에를 홀가분하게 벗었기 때문이다. 한화그룹이 지난 85년 법정관리에 놓인 명성그룹계열사(정아레저타운 명성 정아관광 정아건설 정아컨트리클럽)들을 인수한지 16년 만이다. 콘도 골프장 등을 운영하는 휴양레저전문업체인 이 회사가 법정관리상태였다는 것을 아는 회원들은 의외로 적다. 법정관리가 종결됐다는 뉴스를 접하고서야 알게 됐을 정도다. 그런만큼 이 회사 임직원들은 그동안 공격적인 경영활동을 펴오면서도 늘 법정관리에 놓여 있다는 마음의 부담을 느껴온 터였다. 이 회사가 부실의 어두운 터널에서 벗어날 수 있는 실마리를 잡은 것은 96년3월 회사이름을 한화국토개발로 바꾸면서부터다. 보유 부동산 매각과 인원감축 등을 통한 과감한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IMF 경제위기가 몰아닥치기에 한발 앞서 구조조정에 들어간 게 적중했다. 이 회사는 구조조정으로 생긴 자금여력을 바탕으로 성장기반을 탄탄하게 다질 수 있었다. 경주보문콘도 인수(96년),산정호수 한화리조트 신축(96년),설악 워터피아 개장(97년),대천 한화리조트 개장(98년),설악프라자랜드 리모델링(2000년),해운대 한화리조트 개장(2001년) 등 공격적인 투자가 이뤄졌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레저업계 최초로 인터넷서비스시스템을 구축하고 새로운 서비스교육프로그램(CS페스티벌)을 운영해 서비스수준을 한단계 끌어올렸다. 콘도·골프회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은 것은 물론이다. 경영정상화 노력이 결실을 맺으면서 인수 당시 1백50억원이던 자본금이 8백10억원으로 불어났다. 작년엔 1천5백40억원의 매출에 회사설립 이후 처음으로 경상이익을 올렸다. 덕분에 당초 2007년까지 받기로 돼 있던 법정관리를 6년 앞당겨 졸업하게 됐다. 박영신 기자 yspar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