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현이는 엄마가 신비의 마법카드를 갖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백화점에서도 할인점에서도 엄마는 이 마법카드로 무엇이든지 살 수 있습니다. 엄마는 지갑에 돈을 갖고 다니지 않아도 마법사처럼 카드를 꺼내기만 하면 동현이 옷을 살 수 있고 생활용품도 살 수 있습니다. 이 마법 카드를 볼 때마다 동현이는 신기하기도 하고 부럽기도 합니다. 나도 저 마법카드만 있다면 내 마음대로 게임CD를 살 수 있을 텐데... --------------------------------------------------------------- 동현이가 말하는 엄마의 마법카드는 '신용카드'라는 것이지요. BC카드나 삼성카드 LG카드 등 신용카드 이름은 많이 들어봤지요. 신용카드란 물건을 사고 현금 대신 물건 값을 지불하거나 필요할 때 돈을 빌릴 수도 있는 카드를 말합니다. 카드회사들이 보통 일정한 수입이 있고 은행 등 금융기관과 거래하면서 약속을 잘 지킨 사람들에게 이 편리한 카드를 만들어 주는 것입니다. 지금 아빠나 엄마의 지갑 속을 보면 한개 이상의 신용카드가 들어 있을 거예요. 신용카드를 사용하면 어떤 점들이 편리할까요. 우선 물건을 살 때 엄마가 어떻게 신용카드를 쓰는지 생각해 볼까요. 엄마와 동현이가 컴퓨터를 사려고 백화점에 갔습니다. 컴퓨터 값은 보통 1백만원이 넘지요. 그런데 지하철을 타고 컴퓨터를 사러 백화점에 간다면 엄마는 1백만원 이라는 큰 돈을 가지고 가야 하는데, 가는 동안 얼마나 불안하겠어요. 또 컴퓨터를 사기 위해 생활비를 아껴 1백만원을 모으려면 몇달이 걸리겠지요. 그런데 당장 컴퓨터를 사야 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바로 이럴 때 신용카드를 이용하면 매우 편리합니다. 무엇보다 신용카드를 이용하면 현금을 직접 들고 다닐 필요가 없지요. 또 신용카드로 물건을 산다면 물건 값을 바로 지불하지 않고 자기가 정한 날 물건 값을 지불하게 되므로 물건을 산 날로부터 그때까지는 조금 여유가 있지요. 신용카드가 있으면 지금 당장 돈을 모두 지불하지 않고 몇달간 나눠서 돈을 낼 수도 있습니다. 좀 어려운 말로 할부구매가 가능하다는 얘기죠. 또 갑자기 돈이 필요할 땐 신용카드로 현금서비스를 받을 수도 있습니다. 다른 사람에게 아쉬운 소리를 하지 않아도 되고 또 돈이 생기면 바로 갚을 수 있어 편리하다는 거지요. 그럼 신용카드는 카드 사용자들에게만 유리한 것일까요. 꼭 그렇진 않습니다. 은행이나 카드회사도 카드사용자가 많을수록 이익을 얻게 됩니다. 우선 은행의 경우 많은 사람들이 신용카드를 이용하면 자기 은행에 저축할 수 있는 고객을 늘리게 되고 예금이나 이익을 늘릴 수 있어 유리하지요. 신용카드 가맹점은 물건 값을 편리하게 지불할 수 있기 때문에 그만큼 물건이 잘 팔릴테고 판매대금은 은행을 통해 안정적으로 받을 수 있어 편리하지요. 물론 신용카드를 이용하는 데는 위험한 점도 있습니다. 가장 큰 위험은 신용카드를 잃어 버렸을 때 다른 사람이 몰래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지요. 하지만 이때는 신용카드사에 전화로 분실신고를 하면 즉각 그 신용카드를 다른 사람이 사용할 수 없도록 처리해 주지요. 만약 분실신고가 늦어져 설령 다른 사람이 몰래 사용했더라도 그 사용액은 보험으로 처리해 주지요. 하지만 보험처리가 늦어지면 본인이 먼저 대금을 결제해야 하는 불이익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또 신용카드로 물건을 편리하게 살 수 있기 때문에 자기도 모르게 과소비를 할 수 있지요. 당장 필요하진 않지만 마음에 드는 물건이 있을 경우 현금이 없어도 구매가 가능하므로 충동구매를 할 수 있다는 얘깁니다. 신용카드는 잘 쓰면 약이 되고 잘못 사용하면 독이 된다는 얘기가 있지요. 여러분도 어른이 돼 직장을 갖게 되면 합리적인 소비를 위해 신용카드를 사용하게 됩니다. 그러나 신용카드는 잘 쓰면 많은 이익을 얻을 수 있지만 계획없이 마구 사용한다면 자칫 신용불량자라는 낙인이 찍힐 수도 있지요. 신용카드를 쓸 때는 항상 꼭 필요한 소비인가를 생각하고 신중하게 사용해야 합니다. 차병석 기자 chabs@hankyung.com [ 김은정 조흥은행 재테크 상담사 0228kej@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