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우리나라의 수출 부진은 미국 경기 탓 이라기보다는 상품구성과 경쟁력에 더 근본적인 문제가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24일 LG경제연구원은 수출규모의 변동을 결정하는 수출대상국의 시장점유율과 상품변화, 수출대상국의 총수입액변화 등 3개 요소를 분석해 볼 때 미국의 수입액 감소보다는 우리 상품의 시장점유율 하락과 상품구성상의 문제가 더 큰 것으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올 상반기 우리나라의 대미수출은 179억달러로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 5억8천만달러 줄어든 반면 미국의 올 상반기 수입규모는 경기부진에도 불구하고 0.6% 증가했다. 연구원은 따라서 만약 우리 제품의 시장점유율이 그대로 유지됐다면 대미수출액은 오히려 1억1천만달러 증가해야 했다며 대미수출감소의 주된 원인은 미국시장에서 한국상품의 시장점유율이 지난해 3.2%에서 올해 3.1%로 하락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또 미국시장의 이같은 전반적인 수입증가에도 불구하고 반도체,컴퓨터,자동차 등 우리나라의 7대 대미수출품목중 5개는 미국의 수입규모가 지난해에 비해 줄어든 상품이었다며 우리나라의 대미수출품목이 지나치게 경기의존적인 상품이라는 점도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반도체의 경우 올 상반기 대미수출액이 13억3천만달러 줄었으나 이중 6억9천만달러만이 미국의 반도체수입액 감소에 따른 것이며 나머지는 D램에만 치중된 우리나라 반도체산업의 취약성에 기인한 상품구성과 시장점유율의 문제였다고 연구원은 분석했다. 컴퓨터의 경우는 더욱 심각해 올 상반기 대미수출 감소액 5억5천만달러중 단 1억4천만달러만이 미국의 수입감소에 따른 것이며 4억1천만달러는 경쟁력저하로 대만,멕시코,홍콩 등에 시장점유율을 잠식당한데 따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자동차와 휴대폰,선박의 경우는 미국의 수입액이 큰 변동을 보이지 않거나 줄었음에도 오히려 수출액은 증가해 경쟁력이 향상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LG경제연구원의 김기승 연구위원은 '수출부진을 미국의 IT경기부진 탓으로 돌리지만 실제문제는 한국상품의 경쟁력저하와 경기에 민감한 상품위주의 수출품목에 있다'며 '경쟁력제고를 통한 시장확대와 주력상품구성의 다변화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종수기자 = jski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