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주 전까지만 해도 의원들과 시민운동가들로부터 사생활 침해의 소지가 있다며 곱지 않은 시선을 받아온 얼굴인식 기술이 이번미국 테러참사를 계기로 재평가를 받으며 인기를 얻고 있다. 미 덴버 포스트지(紙)는 21일 얼굴인식 기술의 사용을 제한하는 법률안 제정을추진중이었던 주(州) 의원들이 이제는 그 계획을 재평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또 컴퓨터를 이용, 얼굴의 특징을 지도화하는 기술을 개발한 뉴욕의비저닉스사에는 철통보안을 원하는 세계 도처의 정부나 회사들로부터 전화와 e-메일이 폭주하고 있고 나스닥에서 거래되는 이 회사의 주식도 지난 17일에는 가격이 93%나 올랐다고 전했다. 이 회사의 조지프 애틱 사장은 "워싱턴의 정부기관과 국내 정보기관 및 사법당국은 물론 멀리 태국과 말레이시아의 보안당국 등에서도 연락을 해온다"고 말했다. 특히 미국내 공항의 대부분에 해당하는 70~80곳에서 연락을 해와 이번 테러를계기로 공항 검색에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음을 잘 보여줬다. 애틱 사장은 "얼굴인식 시스템은 테러범들이 가짜 운전면허증을 이용해 국내를여행하는 일을 막을 수 있다"며 "우리는 테러가 얼굴이 없다는 말에 동의하지 않으며 테러는 정체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반론도 만만치 않아 덴버 대학 프라이버시 재단의 리처드 스미스 박사는"얼굴인식 기술을 테러범 체포에 사용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테러범들에 대한 풍부한사진을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며 "그러나 나는 얼굴이 알려진 테러리스트들이 그렇게 많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얼굴인식 기술은 올해 플로리다주에서 열린 미식축구 슈퍼볼 게임에서 테러범색출을 위해 사용된 적이 있으나 성과를 거두지 못했고 탬파 지역에서는 위락시설주변거리에 이 기술을 이용한 카메라를 설치했지만 시민들 대부분이 심각한 프라이버시 침해라며 이 거리를 외면하는 부작용이 발생하기도 했다. 덴버주 상원 법사위원장인 켄 고든 의원은 "얼굴 인식 기술을 평가하는 분위기가 지난 일주일간 극적으로 변했다"며 "지난주까지 우리는 정부에 침해에 대항해 국민의 프라이버시를 확장하는데 노력을 기울였지만 이제는 우리가 이미 가지고 있는프라이버시를 위해 싸워야만 하는 상황으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뉴욕=연합뉴스) 엄남석 특파원 eomn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