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은 20일 G&G그룹 이용호 회장 로비의혹을 독립적으로 수사하기 위해 검찰총장의 지휘.통제를 받지않는 '특별감찰본부(이하 특본)'를 설치했다. 특본은 감찰뿐 아니라 사안에 따라 중수부를 지휘하면서 계좌추적 및 압수수색을 하는 등 사실상 전면 재수사에 나서게 된다. 특본을 이끌어 갈 본부장에는 한부환 대전고검장이 임명됐다. 김각영 대검 차장은 이날 오후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밝히고 "이용호씨 로비활동 및 비호 의혹에 연루된 인사들은 정치권이나 검찰을 막론하고 모두 특별감찰 및 수사대상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대검 중수부(유창종 검사장)는 이날 신승남 검찰총장의 동생 승환씨를 소환,이씨로부터 로비성 청탁을 받았는지 여부 등을 집중조사한뒤 귀가시켰다. 중수부 관계자는 "이씨가 발행한 해외 전환사채(CB) 9백만달러 중 출처가 명확히 밝혀지지 않은 3백만달러의 행방을 추적중"이라며 "하지만 정치인과 고위 공무원 등의 CB펀드 가입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대검 감찰부(황선태 검사장)도 이날 지난해 5월 이씨를 무혐의 처리할 당시 서울지검 3차장이던 임양운 광주고검 차장을 불러 조사했다. 또 서울지검장이던 임휘윤 부산 고검장은 오는 22일 소환,조사할 방침이다. ◇특별감찰본부=특본은 검찰 수뇌부로부터의 영향력을 최소화하기 위해 본청이 아닌 서울지검 남부지청에 본부를 두며 본부장은 운영에 관한 전권을 행사하게 된다. 한 본부장은 이날 저녁 박만 대검 공안기획관,공성국 서울지검 형사10부장,차동민 서울지검 특수3부장,홍만표 서울지검 특수1부 부부장,김경수 서울지검 형사9부 부부장을 발탁해 '드림팀'을 구성하고 21일부터 특별감찰을 수행토록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특본'도 검찰총장에게 최종 감찰결과를 보고토록 한 이상 중수부와 감찰부보다 나은 성과를 낼 수 있을지 회의적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야당의 특별검사제 공세를 피하기 위한 것으로 보고 있기도 하다. ◇감찰조사 어떻게 되나=대검 감찰부의 조사가 진행되면서 지난해 5월 서울지검 특수2부가 이씨를 긴급 체포했다가 하루만에 풀어준 경위가 조금씩 밝혀지고 있다. 당시 특수2부 수사팀 검사들은 이덕선 당시 특수2부장이 "이씨가 매우 난해한 신종 금융기법을 사용해 범죄혐의를 입증하기 쉽지 않다"며 무혐의쪽으로 설득하는 분위기였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감찰부의 한 관계자는 "이 부장과 임 지검장을 잇는 지휘라인에서 어떤 논의가 있었는가가 집중 조사될 것"이라며 "이 부장은 독자적인 판단에 의한 조치였다고 주장하지만 정황상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 힘들다"고 말했다. 감찰부는 또 무혐의처리 과정에서 금품이 오갔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이 부장을 비롯한 지휘라인에 있던 검찰 간부들에 대한 계좌추적도 고려중이다. 서욱진·정대인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