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 침착하라,둘째 진상을 있는 그대로 밝혀라,셋째 사업보다 사람을 먼저 생각하라,그리고 가능한 한 빨리 사업을 정상궤도에 올려놓도록 힘써라" 동시다발 테러라는 엄청난 재앙에 직면한 미국내 최고경영자(CEO)들이 머릿속에 새긴 네가지 경영철칙이다. 뉴욕타임스는 16일 '위기 대처법은 하버드대 경영대학원 석사과정(MBA)에서도 배울 수 없다'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붕괴 참사의 현장인 맨해튼에 거점을 둔 CEO들의 고뇌와 대처전략을 소개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CEO들은 이번과 같은 위기 상황에 걸맞은 경영 매뉴얼은 기업전략 세미나나 비즈니스 스쿨의 경영자 과정에서는 결코 얻을 수 없다는 데 공감하고 있으며 "무엇보다 사람을 우선적으로 생각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투자은행 SG코웬의 킴 펜브레스크 회장은 "먼저 사람들을 염두에 두고 사업에 대한 생각은 멀찌감치 치워둬야 한다"며 "임직원들의 신체적 안전에 주의를 기울이고 그 다음엔 정신적인 안정 도모에 힘쓰라"고 충고했다. 그는 "기업 이익이라는 측면에서도 사람을 먼저 생각하는 원칙이 통한다"고 지적했다. 공포에 질린 직원은 회사에 나와도 일손이 잡히지 않기 때문에 이런 경우엔 우선 직장이 안전하고 사업도 잘 될 것이라는 점을 안심시키고 난 다음 준비가 됐을 때야 다시 불러내는 편이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미국 최대 서점체인 반스&노블의 레너드 리지오 회장도 '휴머니즘'을 강조했다. 그는 "8만여 종업원들에게 휴무를 지시하면서 막중한 책임감을 느꼈다"며 "회사의 보호 아래 있는 그들의 가족들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UBS아메리카의 도널드 매런 회장도 "이번 사태는 인간적인 비극이지 경제적인 비극이 아니다"고 지적하고 "이런 때일수록 경영자가 직원들과 동고동락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고성연 기자 amaz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