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물"에도 특허가 숨어 있다. 꿀물에 왠 특허냐고 반문할 지 모른다. 그러나 출원된 특허만 모두 6가지다. 아카시아 꿀로 "꿀물(Honey Water)"을 만든 황윤태 호연당 대표는 "꿀물 제조공정에 여러가지 특허가 들어있다"고 밝혔다. 단순히 꿀에다 물을 타서 만든 제품이 아니라는 말이다. 황 대표는 꿀에다 물을 탈 경우 시간이 오래되면 변질돼 굳어버리지만 호연당의 꿀물은 다르다고 강조한다. 꿀에게 물은 치명적이다. 꿀단지에 물 묻은 숟가락을 넣어 꿀을 퍼내면 물이 묻은 자리에는 나중에 곰팡이가 필 정도다. 그러나 호연당은 3단계의 저온살균 방법으로 방부제를 넣지 않고도 꿀과 물을 섞어 1년 이상 보존할 수 있는 길을 찾았다. 호연당의 꿀물은 꿀 20%(무게 기준) 이상을 함유하고 있다. 대부분의 꿀 제품은 12.5%를 넘지 못한다. 필터링 과정때 꿀에서 나오는 불순물과 침전물을 걸러내지 못하기 때문이다. 호연당은 특수 필터링공정을 거쳐 꿀 함유량을 20% 이상으로 높였다. 꿀 특유의 비린 맛도 걸림돌이다. 호연당은 아주 적은 양의 대추 엑기스를 꿀과 결합,꿀에서 나는 비린 맛을 제거했다. 호연당의 꿀물에는 꿀 고유의 아카시아 향이 난다. 원래 꿀을 물에 희석하면 향이 사라진다. 호연당은 아카시아 꽃에서 천연향을 수집,꿀물을 만들 때 향을 뿌려준다. 꿀 자체의 향을 느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원두커피로 인스턴트 커피를 만들 때 커피향을 넣어주는 것과 같은 원리다. 이같은 실험용으로 쓰인 꿀만 꿀물 10만병에 해당한다. 호연당은 1년2개월에 걸쳐 10억원을 투자해 이 제품을 개발했다. 해남농원의 김창기 원장의 후원이 큰 도움이 됐다고 그는 밝혔다. 호연당은 월 50만병을 생산해 국내에 공급하고 있다. 꿀 소비량이 많은 미국과 유럽 지역에도 수출할 계획이다. 황 대표는 "가정에서만 먹는 식품으로 여겨지던 꿀물을 시중에서 손쉽게 구입해 먹을 수 있는 대중음료로 만들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02)474-9114 김문권 기자 m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