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이 주도해오던 울산시 산업구조에 큰 변화가 일고 있다. 그동안 지역경제의 터줏대감 역할을 해온 대기업들은 원가절감 등을 위해 중국이나 타지역으로 공장을 옮겨가고 있다. 최근 고합 현대자동차의 일부 생산라인을 비롯,현대정공 현대종합목재 현대강관 등이 울산을 떠났다. 특히 석유화학의 경우 공급과잉에 따른 채산성 악화로 생산거점을 중국으로 옮기는 현상이 갈수록 두드러지고 있다. 그 빈자리를 중소.벤처기업이 메워가고 있다. 이들 중소.벤처기업의 자생력이 커지면서 지역 산업구조의 무게중심이 이들 업체로 옮겨가고 있는 것이다. 끊임없는 기술개발과 독특한 아이디어로 대기업 그늘에서 벗어나거나 틈새시장을 찾은 많은 중소.벤처기업이 울산 경제의 저변을 이루기 시작하고 있다. 지난해말 기준 울산의 중소 제조업체수(근로자 3백명이하)는 1천7백69개에 이른다. 지난99년말에 비해 3백32개나 늘어났다. 업체당 생산액과 부가가치는 각각 1백5억원,45억원으로 전국 평균의 4.2배,4.5배를 넘어설 만큼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한국무역협회 울산사무소에 따르면 지난해 수출 상위 20위권 밖에 맴돌았던 대경기계기술이 33위에서 올들어 14위로,성진지오텍이 52위에서 18위로 껑충 뛰어올랐다. 벤처기업도 날개를 달고 있다. 98년말 27개사에 불과하던 벤처기업이 2000년 1백50개사,2001년 현재 1백67개사로 크게 늘어났다. 전체 80%가 석유화학 기계금속 전기 자동차등 굴뚝산업에 기반을 둔 제조벤처인게 특징이다. 울산시가 정보통신(IT) 생명공학(BT) 환경산업(ET) 등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취약한 첨단 신산업을 육성하기로 한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굴뚝산업을 기반으로 한 첨단 신산업을 꽃피워보겠다는 전략이다. 이를위해 울산시는 정보통신 바이오 등 신소재산업을 2차 전략산업으로 하는 지역혁신시스템(RIS)을 구축하기위해 오는2010년까지 1조4천억원을 투입키로 했다. 남구 다운.무거동 일대 34만여평은 벤처밸리로 집중 육성하기로 했다. 동시에 해마다 전국 단위의 벤처플라자를 열어 벤처붐을 조성하기로 했다. 내년까지 50억원의 벤처펀드도 조성하기로 했다. 바이오산업은 지역내 포진해있는 대규모 석유화학업체와 대학,벤처기업 등과 온.오프라인 네트워크를 구축해 체계적으로 육성하기로 했다. 울산시는 북구 매곡.중산.진장동 일원 60만평을 오는2010년까지 현대자동차를 중심으로 한 오토밸리로 조성해 첨단 신산업단지로 재편하는데 시너지효과를 극대화하겠다는 구상이다. 그러나 울산시의 이같은 계획은 충분한 재원조달이 이뤄지지 않는 한 한낱 장미빛 청사진에 불과하다. 여기에다 현재 중소기업 공장부지의 땅값이 전국 평균보다 훨씬 높고 신산업기반을 채워줄 전국의 유망벤처기업들을 울산으로 끌어오는 문제 등이 첨단산업구조 개편을 위한 중대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울산=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