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하반기부터 줄곧 내리막길을 걸어온 세계경제가 조만간 회복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전망이 잇달으고 있다. 세계 주요 10개국(G10) 중앙은행과 국제통화기금(IMF)은 10일 일제히 세계경제회복이 가시권에 진입했다고 전망했다. 미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와 미정부 고위관리들도 8월 실업률이 4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음에도 불구,"미경기 연말회복"을 점치고 있다. 한때 비관론이 팽배했던 월가의 경기전망도 점차 밝아지고 있다. G10의 낙관론=G10중앙은행 총재들은 조만간 세계경제가 회복세를 탈 것으로 예상했다. G10중앙은행그룹의 대변인을 맡고 있는 에디 조지 영국중앙은행 총재는 이날 스위스 바젤의 국제결제은행(BIS)에서 열린 회의를 마친뒤 "중앙은행 총재들은 일본경제의 구조적 문제점에도 불구,주요 선진국들의 경제가 회복세로 전환할 조짐이 있는 것으로 평가했다"고 전했다. 이어 "세계경제에 긍정적 신호와 부정적 신호가 동시에 나타나고 있지만 전환점에 근접해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연말이나 내년초부터 경기회복이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이미 경기하강속도가 둔화되는 징후들이 보인다"고 덧붙였다. IMF.BIS도 희망적인 시각=호르스트 쾰러 IMF총재는 이날 베를린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세계경제가 연말에는 회복세로 접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쾰러총재는 올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3.2%에서 2.7%로,내년 전망치는 3.9%에서 3.6%로 각각 하향조정했다. 그는 또 "IMF가 일본경제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고 전하고 "유럽중앙은행은(ECB)이 추가로 금리를 내려야할 이유가 있다"고 말했다. BIS도 분기보고서를 통해 "세계경제의 전반적 부진에도 불구,조기회복을 예고하는 중요한 조짐들이 지난 여름이후 지속적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BIS는 조기회복의 근거로 채권시장 안정세,스프레드(장.단기및 국채.회사채간 금리차) 축소,일부 신흥시장으로의 자금유입 등을 꼽았다. 미경제 바닥론 확산=세계경제 엔진인 미국경제 조기회복론도 급부상하고 있다. 폴 오닐 재무장관은 9일 실업률이 경기후행지표라고 지적하고 "미경제가 연말부터 회복돼 내년에는 3.2% 성장할 수 있다"는 낙관적 전망을 내놨다. 미연방은행 총재들도 10일 미기업경제학협회(NABE)에서 연말회복론을 잇달아 제시했다. 세인트루이스연방은행의 윌리엄 폴 총재는 "실업률 급등에도 불구,국내총생산(GDP)증가율이 떨어지는 것을 막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필라델피아연방은행의 앤소니 산토메로 총재도 "한동안 비관적 통계만 나오다 최근엔 긍정.부정이 엇갈리고 있다"며 "이는 경기회복이 임박했다는 징후"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산토메로 총재는 "금리인하 효과가 가시화되려면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FRB는 추가적인 금리인하가 필요한 지를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NABE가 31명의 이코노미스트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도 3분의 2가 연말경기회복을 점쳤다. 신동열 기자 shin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