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의 간판기업인 노키아는 사내벤처들이 모여 있는 회사로 유명하다. 모든 사업영역을 잘게 쪼개 각 영역마다 독립채산제로 움직이고 있다. 원래 노키아는 제지회사였다. 그러다가 1980년 말까지 제지를 비롯해 타이어 소비자가전 전선 등 여러 업종을 꾸려가는 문어발식 경영을 했다. 주로 M&A(기업인수합병)를 통해 무분별하게 기업을 확장해 왔던 노키아는 급기야 사장이 자살할 만큼 어려움에 처했다. 이후 새 사장에 오른 요르마 올릴라씨는 과감하게 사업을 정리,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그가 주력으로 삼았던 분야가 바로 사내벤처의 개념이다. 그는 회사의 각 부문을 '프로그램 매니저'들이 주도한는 팀제로 바꿨다. 프로그램 매니저들은 사실상 임원급의 권한과 책임을 부여받으며 이들 밑에는 기술 마케팅 구매 생산 등을 담당하는 사람들이 배치된다. 프로그램 매니저들이 자원배분과 예산 등을 독립적으로 운용하면서 1∼2년에 걸쳐 자기 사업으로 벤처를 키운다. 이들은 거의 20대와 30대로 이뤄지며 성공하면 그 사업부문은 키워지고 실패하면 과감하게 그팀은 사라진다. 대기업이지만 이같은 방식으로 신속하고 탄력적으로 운용하는게 노키아의 자랑이다. 이를 통해 휴대폰을 세계 최고의 상품으로 만들었다. 노키아는 특히 3∼4년 전부터 후원하는 대학과 연구소 협력업체들을 거미줄처럼 네트워크화해 그 가운데에서 총괄 조정하면서 회사가 필요로 하는 핵심기술만을 취사선택해 활용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유럽 최북단의 실리콘밸리인 핀란드의 오울루테크노폴리스가 대표적인 성공케이스. 첨단 기술중심의 오울루대와 노키아의 휴대전화 제조공장 덕분에 연평균 9%의 초고속 성장을 보이고 있다. 오울루대학은 캠퍼스내 기술단지를 조성해 1백30개 기업을 유치하고 주식상장을 지원한다. 또 노키아는 연구개발 센터가 있는 핀란드 헬싱키이외 지역에 도 특정항목을 연구하는 소규모단지를 만들어 대학및 연구인력끼리 경쟁을 유도해 가고 있다. 이같은 단지를 미국 샌디에이고 도쿄 코펜하겐 등 외국에도 설치해 핵심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고 나머지는 아웃소싱을 주고 있다. 이런 전략으로 노키아는 경쟁업체인 스웨덴의 에릭슨이 순이익감소로 어려움을 겪던 2000년 3.4분기에 전년동기 대비 40% 증가한 8억9천만유로(약 1조4백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매출도 75억7천만유로(약 8조8천2백90억원)로 50% 증가했다.